가족 종교화 시대 신앙의 전승: 영미독 연구와 한국교회 데이터를 통해 본 가정 신앙 전승 과정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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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미래교회연구소 KCMC Trend Salon, Issue 3, Volume 1>


가족 종교화 시대 신앙의 전승: 

영미독 연구와 한국교회 데이터를 통해 본 가정 신앙 전승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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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늘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위기는 단순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회학교에 나오지 않는 문제가 아니다. 더 깊은 문제는 신앙이 가정 안에서 말해지고, 경험되고, 반복되고, 전승되는 구조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린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3040 부모세대의 문제이며, 자녀와 손자녀의 신앙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권사·조부모 세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영미독권 연구는 이미 이 문제를 오래전부터 다뤄 왔다. 미국의 Vern L. Bengtson은 『Families and Faith』에서 종교가 조부모-부모-자녀 세대 사이에서 어떻게 전승되거나 전승되지 않는지를 분석했다. Christian Smith와 Amy Adamczyk의 『Handing Down the Faith』도 부모가 자녀의 종교·영적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영국과 호주를 다룬 David Voas와 Ingrid Storm의 연구는 교회 출석이 가족 안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약화되는지를 분석하며, 독일어권 연구인 『Families and Religion』은 종교뿐 아니라 비종교도 가족 안에서 전승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교회 데이터도 같은 방향을 보여 준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자료에 따르면 교회 출석자의 가족 구성원 중 배우자가 기독교인인 비율은 82%, 자녀가 기독교인인 비율은 79%로 나타났다. 기독 청소년의 모태신앙 비율은 58%, 20대와 30대는 각각 54%로 나타나, 젊은 세대일수록 부모의 신앙이 자신의 신앙 형성에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가족 종교화는 자동적으로 건강한 신앙 전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한 경험이 자신의 신앙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응답은 80%였지만, 동시에 “타율적 또는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부정적 응답도 61%로 나타났다. 가족 안에서 신앙은 전수될 수 있지만, 동시에 부담과 형식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화선교연구원이 소개한 개신교인의 신앙 계승 실태에서도 현재 크리스천 정체성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요인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었다. 그러나 자녀 신앙 양육을 위해 “매우 노력한다”는 부모는 14%에 불과했고, 30대 이하 57%, 40대 49%는 자녀 신앙 양육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다음세대 신앙 위기의 핵심이 자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세대의 신앙 약화와 신앙교육 방법의 부재에도 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오늘의 핵심 과제는 “교회학교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신앙을 보여 주고 있는가. 권사·조부모 세대는 자녀와 손자녀의 신앙을 어떻게 다시 연결할 수 있는가. 교회는 가정을 신앙 전승의 자리로 세우면서도, 가족이 함께하지 못하는 성도들에게 영적 가족이 되고 있는가.

여기서 공적 미디어의 역할도 새롭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앙 전승은 가정 안에서 일어나지만, 오늘의 가정은 혼자 힘으로 신앙 언어를 회복하기 어렵다. 교회, 방송, 온라인 콘텐츠, 기도 플랫폼, 상담과 캠페인이 연결될 때 가정 안의 신앙 대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최근 기독교 미디어가 기도, 전도, 가정, 교회 참여를 연결하려는 시도들은 이 점에서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방송은 단순히 은혜로운 콘텐츠를 송출하는 통로가 아니라, 흩어진 가정의 신앙 언어를 다시 이어 주는 공적 플랫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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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연구 목적과 자료
  3. 영미독권 연구가 말하는 가족 종교와 신앙 전승
  4. 한국교회 데이터로 본 가족 종교화의 현실
  5. 3040 부모세대와 권사·조부모 세대의 이중 과제
  6. 논의: 가족주의가 아니라 교회론적·공적 회복
  7. 실행 프레임: 가정 신앙 생태계 회복을 위한 4가지 방향
  8. 결론


1. 서론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다음세대 사역을 교회학교 중심으로 이해해 왔다. 영아부, 유치부, 유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부로 이어지는 부서 체계는 각 연령대에 맞는 교육과 돌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는 이 구조만으로 다음세대 신앙 형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교회학교 인원은 줄어들고 있고, 부모의 신앙교육 책임은 약해졌으며, 자녀들은 교회보다 학교, 미디어, 또래문화, 디지털 환경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주일 한 시간의 교회교육만으로는 신앙이 삶의 언어가 되기 어렵다. 신앙은 교실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예배를 대하는 태도, 가족이 위기를 해석하는 방식,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 조부모의 기도와 기억을 통해 형성된다.

이 문제는 어린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깊은 자리에는 3040 부모세대의 신앙 약화가 있다. 이들은 자녀의 신앙을 걱정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신앙도 약해졌다고 느낀다. 바쁜 직장생활, 육아, 경제적 부담, 자녀 교육 경쟁 속에서 신앙은 삶의 중심이기보다 주말의 일정 중 하나가 되기 쉽다. 자녀에게 신앙을 전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때로는 자신의 신앙이 확고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녀 신앙교육을 미루게 된다.

또 다른 층위에는 권사·조부모 세대가 있다. 이들은 한국교회 신앙의 기억을 품고 있는 세대다. 자녀를 위해 기도했고, 교회를 섬겼고, 헌금과 봉사로 교회를 지켜 왔다. 그러나 지금은 자녀세대가 신앙에서 멀어지고, 손자녀세대가 교회와 낯설어지는 모습을 보며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 이들의 고민은 단순한 노년층의 개인 경건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신앙 전승이 끊어질 수 있다는 절박한 감각이다.

따라서 이번 트렌드살롱은 가족 종교화를 다음세대, 3040 부모세대, 권사·조부모 세대, 그리고 교회와 미디어가 함께 감당해야 할 신앙 전승 생태계의 문제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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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목적과 자료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교회에서 나타나는 가족 종교화 현상을 영미독권의 세대 간 종교 전승 연구와 함께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세대 신앙 전승을 위한 가정, 교회, 미디어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데 있다.

가족 종교화는 단순히 가족 구성원들이 같은 종교를 갖는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신앙, 예배, 가치관, 생활 방식이 가족 공동체 안에서 형성되고 전수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오늘의 가족 종교화는 과거처럼 자연스럽게 작동하지 않는다. 부모가 믿는다고 자녀가 자동으로 믿지 않고, 조부모가 기도한다고 손자녀가 자동으로 교회에 연결되지 않는다. 가정의 신앙 전승은 더 이상 관습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의도적인 구조와 언어와 공동체적 지원이 필요하다.

본 글은 다섯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영미독권 연구는 가족, 부모, 조부모, 세대 간 관계가 종교 전승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는가.
둘째,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데이터는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신앙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여 주는가.
셋째, 3040 부모세대의 신앙 약화와 가정 신앙 실천의 약화는 다음세대 신앙 계승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가.
넷째, 권사·조부모 세대는 자녀와 손자녀의 신앙 전승에서 어떤 역할을 다시 부여받아야 하는가.
다섯째, 교회와 기독교 미디어는 가정 신앙 회복을 어떻게 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 본 글은 영미권 가족 종교 전승 연구, 영국·호주 교회 출석 전승 연구, 독일어권 가족 종교 연구,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문화선교연구원의 한국교회 자료, 그리고 국내 가족·신앙 전승 관련 학술 연구를 함께 읽는다.

김성은의 연구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K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종교와 가족 관련 경험연구 41편을 검토하며, 종교의 역할이 가족형성 준비, 결혼과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부모역할과 양육, 가족스트레스와 적응, 가족관계, 가족기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탐색되어 왔다고 정리한다. 4대 기독교 가족의 영적-가계도 분석 연구는 신앙이 가족의 중심에 있고, 부모의 신앙적 패턴이 세대 간 전수되며, 부모의 존중적 태도가 자녀의 자발적 신앙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또한 “교회로서의 가정” 연구는 세대 간 신앙전승의 주체로서 가정의 교회론적 의미를 탐구하며, 가정이 선포, 교육, 교제, 예배, 봉사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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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미독권 연구가 말하는 가족 종교와 신앙 전승

가족 종교화와 세대 간 신앙 전승은 한국교회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영미독권의 종교사회학과 기독교교육 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종교가 가족 안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어떻게 약화되며, 어떤 조건에서 다음세대로 이어지는지를 탐구해 왔다.

미국의 Vern L. Bengtson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신앙 전승을 단순히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교육을 했는가”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Families and Faith』는 조부모-부모-자녀를 함께 보는 다세대 연구다. 이 연구는 가족관계의 질, 세대 간 친밀도, 부모와 조부모의 신앙적 일관성, 가족 안에서의 정서적 유대가 신앙 전승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 준다.

Christian Smith와 Amy Adamczyk의 『Handing Down the Faith』는 부모의 역할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 이 연구는 자녀의 종교·영적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부모라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단순한 교리 전달자가 아니다. 부모는 신앙을 말하고, 보여 주고, 일상 속에서 해석하는 사람이다. 자녀는 부모의 설교보다 부모의 삶을 먼저 본다.

영국과 호주를 다룬 David Voas와 Ingrid Storm의 연구는 세속화가 가족 안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 준다. 교회 출석은 세대 간에 전승되지만, 동시에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조금씩 덜 종교적이 되는 방식으로 약화될 수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에도 중요한 통찰을 준다. 신앙 이탈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닐 수 있다. 가정예배가 줄고, 신앙 대화가 사라지고, 주일예배가 선택 사항이 되고, 교회와 삶의 거리가 조금씩 벌어지는 과정 속에서 다음세대는 부모세대보다 조금씩 덜 종교적인 삶을 살게 될 수 있다.

독일어권 연구는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관점을 더한다. 『Families and Religion』은 가족 내 종교 전승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조건을 비교 연구하면서, 신앙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세대적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특히 독일과 유럽의 세속화 상황은 종교만이 아니라 비종교도 가족 안에서 전승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부모가 신앙을 말하지 않는 것, 가정 안에서 종교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는 것, 교회가 가족의 생활 리듬에서 사라지는 것도 하나의 전승이다. 그것은 “무신앙의 전승” 또는 “비종교의 생활화”라고 볼 수 있다.

영미독권 연구의 공통 결론은 분명하다.

신앙은 교회 프로그램만으로 전승되지 않는다.
신앙은 가족관계, 부모의 신앙 실천, 조부모의 기억, 가정의 예배와 대화, 그리고 사회 전체의 세속화 분위기 속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위기를 교회학교의 약화로만 보면 문제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실제 질문은 이것이다. 가정은 아직 신앙을 말하는 공간인가. 부모는 자녀에게 신앙을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앙을 보여 주는 사람인가. 조부모의 기도와 기억은 손자녀에게 전달되고 있는가. 교회와 미디어는 흩어진 가정의 신앙 언어를 다시 연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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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교회 데이터로 본 가족 종교화의 현실

한국교회 다음세대 위기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교회학교 감소다. 많은 교회에서 유초등부와 중고등부 인원이 줄고, 작은 교회에서는 교회학교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히 출석 인원의 감소로만 이해하면 충분하지 않다. 더 깊은 문제는 가정과 교회 사이에서 신앙 전승 구조가 약해졌다는 데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가족 종교화 자료는 교회 출석자의 가족 구성원 중 배우자와 자녀의 기독교 일치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 준다. 배우자는 82%, 자녀는 79%였다. 이는 한국교회 안에서 신앙이 여전히 개인 단위보다 가족 단위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 수치는 안심할 근거만은 아니다. 신앙이 가족 단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가족 신앙이 건강할 때는 강력한 전승 구조가 되지만, 가족 신앙이 약해질 때는 전 세대가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모가 신앙을 생활 속에서 말하지 않고, 자녀가 부모의 신앙을 삶으로 경험하지 못하며, 가정에서 예배와 기도가 사라진다면, 교회학교는 더 이상 가정의 신앙을 보완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정 신앙의 부재를 홀로 떠안는 구조가 된다.

부모의 신앙은 자녀의 신앙 형성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에서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한 경험이 자신의 신앙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응답은 80%였다. 긍정적 영향의 이유로는 “자연스럽게 신앙을 갖게 되었다”가 70%로 가장 높았다. 문화선교연구원 자료에서도 현재 크리스천 정체성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요인으로 66%가 “크리스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을 꼽았고, 부모 모두가 개신교인인 경우는 76%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곧 자동적인 신앙 전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에서 부모와 함께한 신앙생활의 부정적 영향으로 “타율적 또는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가 61%로 가장 높았다. “교회에서 남들의 시선 때문에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도 48%였다. 이는 부모 신앙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되, 그 영향이 언제나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4대 기독교 가족의 영적-가계도 연구도 이 점을 더 깊게 보여 준다. 이 연구는 4대 기독교 가족에게서 신앙이 가족의 중심에 있었고, 부모의 신앙적 패턴이 세대 간 전수되었으며, 가족관계가 신앙 세대 전수에 중요함을 확인했다. 동시에 3세대 부모들의 4세대 자녀에 대한 존중적 태도가 자녀들의 자발적 신앙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존중”이다. 신앙 전승은 강요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녀는 부모의 신앙을 보고 배우지만, 결국 자기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부모는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자녀의 질문과 방황과 선택의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 건강한 신앙 전승은 “부모가 시켜서 믿는 신앙”이 아니라, 부모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게 되는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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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040 부모세대와 권사·조부모 세대의 이중 과제

가족 종교화 시대의 핵심 세대는 어린 자녀세대만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세대는 3040 부모세대와 권사·조부모 세대다. 한쪽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세대이고, 다른 한쪽은 자녀와 손자녀의 신앙을 위해 기도해 온 세대다. 다음세대 신앙 전승은 이 두 세대가 다시 연결될 때 회복될 수 있다.

먼저 3040 부모세대는 다음세대 신앙 계승의 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녀를 둔 응답자 중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비율은 59%, 노력하지 못한다는 비율은 41%였다. 그러나 “매우 노력한다”는 적극적 부모는 14%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것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노력하지 못한다”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30대 이하에서는 57%, 40대에서는 49%가 자녀 신앙 양육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왜 부모들은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지 못할까.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인 내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였다. 이어 시간 부족, 자녀의 학업 우선, 자녀의 거부감이 뒤따랐다. 이는 다음세대 신앙 위기의 핵심 원인이 자녀에게만 있지 않다는 뜻이다. 부모 자신의 신앙 약화, 시간 부족, 자녀교육 우선순위의 변화, 신앙교육 방법의 부재가 함께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세대 사역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부모세대의 신앙 회복과 부모 역할 훈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3040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자녀 신앙교육을 잘하라”는 압박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을 다시 세우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녀와 짧게나마 신앙을 말할 수 있는 언어와 구조다.

다른 한쪽에는 권사·조부모 세대가 있다. 이들은 교회를 오래 섬겼고, 새벽기도와 중보기도와 봉사로 교회를 지켜 왔다. 자녀를 교회에 데려갔고, 손자녀를 위해 기도한다. 그러나 오늘 이 세대는 새로운 고민을 안고 있다. 자녀세대는 바쁘고 지쳐 있으며, 손자녀세대는 신앙 언어를 낯설어한다. 권사·조부모 세대는 여전히 기도하지만, 자신의 신앙을 다음세대와 어떻게 나눠야 할지 막막해한다.

“교회로서의 가정” 연구는 3대 이상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성장 과정에서 가정의 앞선 신앙인들의 지지와 영향력이 중요했음을 확인했고,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 참여를 신앙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가정이 선포, 교육, 교제, 예배, 봉사의 기능과 가르침, 모델, 상징물, 절기라는 신앙 전승 원리를 효과적으로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조부모는 자녀 양육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부모는 가족 안에서 신앙의 기억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손주에게 기도해 주고,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족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증언할 수 있다. 또한 부모세대가 바쁘고 지쳐 있을 때, 조부모는 손자녀에게 신앙의 안정감과 지속성을 보여 줄 수 있다.

이 지점은 CTS 같은 기독교 미디어의 시청자 구조와도 연결된다. 50대 이상 여성 시청자는 단순히 개인 경건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자녀와 손자녀의 신앙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신앙은 있지만, 그 신앙이 다음세대에게 전달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자녀와 손자녀를 신앙 안에서 어떻게 축복하고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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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논의: 가족주의가 아니라 교회론적·공적 회복

가족 종교화를 잘못 이해하면 교회는 혈연 가족 중심의 폐쇄적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믿음의 가정”을 강조하다가 혼자 믿는 성도를 소외시키고, “부모의 신앙교육”을 강조하다가 부모에게 죄책감만 주며, “가정예배”를 강조하다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정들을 정죄할 수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가족 없이 홀로 신앙생활하는 비율은 전체의 8%였고, 이들 중 53%는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하지 않아 불편함을 느꼈다. 또한 혼자 신앙생활하는 교인 4명 중 1명은 가족 중심적인 운영 환경 등으로 인해 교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가정 신앙 회복은 혈연 가족 중심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 교회는 가정을 세우되, 동시에 혈연 가족을 넘어서는 영적 가족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하는 가정은 격려하되, 가족 없이 홀로 신앙생활하는 성도에게는 교회가 가족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공적 미디어의 역할이 있다. 미디어는 교회를 대신할 수 없다. 가정을 대신할 수도 없다. 그러나 미디어는 가정과 교회가 다시 대화하도록 돕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와 신앙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질문을 제공할 수 있고, 권사·조부모 세대가 손자녀를 위해 기도하도록 언어를 제공할 수 있다. 교회가 놓치고 있는 가정을 발견하게 하고, 흩어진 성도들이 기도와 참여로 연결되게 할 수 있다.

최근 기독교 방송의 일부 캠페인들은 이 가능성을 보여 준다. 기도 제목을 받고, 전도 대상자를 품고, 가족과 교회의 연결을 유도하며, 방송 콘텐츠를 단순 시청에서 참여와 실천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은 가정 신앙 회복의 중요한 공적 실험이다. 중요한 것은 특정 기관이나 캠페인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디어가 신앙의 개인 소비를 공적 참여로, 콘텐츠 시청을 가정 대화로, 기도 제목을 교회적 연결로 전환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가족 종교화 시대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교회는 가정을 신앙 전승의 자리로 세우고 있는가.
우리 미디어는 가정 안의 신앙 언어를 다시 살리고 있는가.
그리고 교회는 혈연 가족을 넘어 모든 성도에게 영적 가족이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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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실행 프레임: 가정 신앙 생태계 회복을 위한 4가지 방향

가정 신앙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정예배를 드립시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부모세대의 신앙 회복, 자녀와의 대화 구조, 조부모의 역할, 교회의 영적 가족성, 미디어의 공적 연결 기능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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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3040 부모를 신앙교육의 주체로 다시 세우기

교회의 부모교육은 단순한 자녀교육 기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먼저 부모 자신의 신앙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부모가 복음을 다시 붙들고, 자신의 신앙 언어를 회복하며, 자녀 앞에서 완벽한 신앙인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함께 서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3040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부담이 아니라 구조다. 부모를 위한 짧은 말씀·기도 루틴, 식탁 질문, 잠자리 축복기도, 주일 말씀 나눔, 4주 부모 코칭, 10분 가정예배 같은 작고 반복 가능한 실천이 필요하다. 교회는 부모에게 “잘하라”고 말하는 곳이 아니라, 부모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7.2 권사·조부모 세대를 신앙 기억의 전달자로 세우기

한국교회는 권사·조부모 세대를 단순히 돌봄의 대상이나 봉사의 주체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들은 한국교회의 신앙 기억을 품고 있는 세대다. 조부모 세대는 손자녀에게 신앙의 시간성을 보여 줄 수 있다. 신앙은 한 번의 감정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인생을 통과하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이를 위해 조부모 축복학교, 권사님의 기도노트, 믿음의 가계도 작성, 세대 간 간증 콘텐츠, 손주에게 보내는 신앙 편지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흐름은 특히 기독교 미디어와 잘 맞는다. 권사·조부모 세대는 이미 방송과 친숙한 세대다. 방송은 이들의 신앙을 개인 경건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자녀와 손자녀를 향한 신앙 전승의 언어로 바꾸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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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가정예배와 신앙 대화를 생활 리듬으로 회복하기

가정예배는 신앙 전승의 가장 오래되고 단순한 실천이지만, 오늘날 많은 가정에서 가장 약해진 영역이기도 하다. 문화선교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가족과 함께한 신앙 활동 중 가정예배를 드린 비율은 20%였고, 주 1회 이상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은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가정예배의 효과는 분명하다. 학창 시절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경험한 사람과 그 자녀의 신앙 수준은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정예배 경험자 자녀의 신앙 수준 상위 비율은 전체 자녀 평균의 두 배 이상이었다.

다만 오늘의 가정예배는 과거 방식 그대로 복원되기 어렵다. 바쁜 부모, 학업에 쫓기는 자녀, 비신자 가족, 불규칙한 생활 리듬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와 미디어는 완벽한 가정예배 모델보다 시작 가능한 가정예배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

10분 가정예배, 식탁 신앙 대화, 잠자리 축복기도, 주간 기도 제목 나눔, 방송 연계 가정예배 같은 모델이 가능하다. 많은 가정은 가정예배를 하고 싶어도 시작할 언어가 없다. 방송과 디지털 콘텐츠는 그 시작 문장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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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교회와 미디어를 연결해 가정 신앙 회복의 공적 플랫폼 만들기

가정 신앙 회복은 개별 가정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교회는 현장의 공동체를 제공하고, 미디어는 확산성과 접근성을 제공한다. 두 축이 연결될 때 가정 신앙 회복은 개별 프로그램을 넘어 공적 운동이 될 수 있다.

오늘의 기독교 미디어는 단순히 설교와 찬양을 송출하는 역할에 머물 수 없다. 신앙 전승의 언어가 약해진 시대에는 미디어가 가정 안의 신앙 대화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모와 조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기도문, 질문, 축복 언어를 제공하고, 가정예배 챌린지, 가족 기도 캠페인, 전도 대상자 작정, 교회 연결, 세대 연결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일부 기독교 방송 캠페인에서 보이는 기도 제목 수집, 전도 대상자 품기, 가족 참여, 후속 연결의 방식은 이 방향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방송은 가정의 신앙을 대신할 수 없지만, 가정이 신앙을 다시 말하도록 돕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CTS와 같은 공적 기독교 미디어는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전통적 시청층인 권사·조부모 세대에게는 자녀와 손자녀를 위한 기도와 축복의 언어를 제공하고, 3040 부모세대에게는 짧고 실제적인 가정 신앙 실천 도구를 제공하며, 다음세대에게는 신앙이 가족의 부담이 아니라 삶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해야 한다.

방송은 콘텐츠를 내보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가정 안의 신앙 대화를 시작하게 하는 공적 촉매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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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결론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위기는 단순히 아이들이 교회에 오지 않는 문제가 아니다. 더 깊은 문제는 신앙이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전수되는 구조가 약해졌다는 데 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신앙 언어를 나누지 못하고, 가정에서 예배와 기도가 사라지고, 조부모의 신앙 기억이 손자녀에게 전달되지 못하며, 교회가 가족 중심의 문화 속에서 혼자 믿는 성도들을 충분히 품지 못할 때, 다음세대 신앙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영미독권 연구는 이 문제를 이미 오래전부터 보여 주었다. 부모와 조부모, 가족관계와 정서적 유대, 가정의 신앙 실천은 종교 전승의 핵심 통로다. 동시에 세속화는 가족 바깥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조금씩 누적될 수 있다. 신앙이 전승되듯, 비신앙도 전승될 수 있다.

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자료는 위기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부모의 신앙은 자녀의 신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부모의 신앙이 약해지고, 가정예배가 사라지고, 신앙교육이 타율적이고 습관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가족 종교화는 오히려 신앙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교회학교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3040 부모세대를 다시 세워야 한다. 권사·조부모 세대를 신앙 전승의 동역자로 불러야 한다. 가정예배와 신앙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가족 없이 혼자 믿는 성도에게 교회가 영적 가족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기독교 미디어의 공적 역할이 있다. 미디어는 교회를 대신하지 않는다. 가정을 대신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미디어는 가정과 교회가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기도와 전도, 부모교육과 가정예배, 조부모의 축복과 다음세대의 응답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낼 수 있다.

이번 주 트렌드살롱의 결론은 이것이다.

다음세대는 교회학교에서만 자라지 않는다.
3040 부모의 흔들리는 신앙, 권사·조부모 세대의 기도, 가정의 식탁, 교회의 품, 그리고 공적 미디어가 제공하는 신앙 언어 속에서 자란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회복은 가정 신앙 생태계의 회복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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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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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Voas, Ingrid Storm. “The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of Churchgoing in England and Australia.” Review of Religious Research.

Christel Gärtner, Linda Hennig, Olaf Müller eds. Families and Religion: Dynamics of Transmission Across Gene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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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홍경화·김명신. “4대 기독교 가족의 신앙 역사의 영적-가계도 분석을 통한 질적 사례연구.” 「복음과 상담」 31(3), 2023.

김제희. “세대 간 신앙 전승 경험 내러티브를 통한 ‘교회로서의 가정’ 선교모델 연구.” 평택대학교 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8.

목회데이터연구소. “286호-한국교회의 가족 종교화.”

문화선교연구원. “[통계로 교회 읽기] 개신교인의 신앙 계승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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