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회복의 시대: 소그룹의 목회적 재구성 전략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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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미래교회연구소 KCMC Trend Salon, Issue 2, Volume 9>


공동체 회복의 시대:

소그룹의 목회적 재구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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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늘 한국교회에서 소그룹은 더 이상 선택적 프로그램이나 교회 행정의 보조 장치가 아닙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단순한 출석 감소가 아니라, 신앙을 공동체적으로 유지해 주던 관계 구조의 약화였습니다. 대면 예배와 각종 모임이 중단되면서 성도들은 교회와의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와의 관계적 거리도 경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배는 온라인으로 대체될 수 있었지만, 돌봄과 교제, 신앙 나눔과 상호 책임은 쉽게 대체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교회가 지금까지 예배 중심 구조에 비해 공동체 형성 구조를 충분히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3040세대의 변화는 한국교회가 소그룹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코로나 이후 3040세대는 현장예배 이탈률이 높게 나타났고, 교회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진 이후에도 다시 교회로 돌아가고 싶다는 응답이 적지 않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들의 문제가 단순한 불신앙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 삶의 문제와 신앙적 필요가 연결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 줍니다. 3040세대는 직장, 가정,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 관계적 고립을 동시에 경험하는 세대입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출석 권면이 아니라 삶을 나누고, 신앙을 다시 붙들고, 관계 속에서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목회적 구조입니다. 소그룹은 바로 이 지점에서 목회적 대안이 됩니다. 3040세대 관련 연구는 팬데믹 이후 이 세대의 현장예배 이탈과 복귀 의향을 함께 보여 주며, 소그룹과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최근 소그룹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소그룹을 단순한 친교 모임이 아니라 예배, 교제, 훈련, 돌봄을 통합하는 핵심 목회 구조로 봅니다. 미주 한인교회 소그룹 연구는 소그룹의 연속성과 규칙성이 영적 성장과 공동체 만족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주며, 격주 대면 모임과 주중 온라인 교제를 병행하는 모델을 제안합니다. 또한 역동적 소그룹 연구는 소그룹을 예배와 삶이 연결되는 통로로 이해하며, 설교가 성도들의 삶 속에서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장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팬데믹 이후 소그룹 연구는 대면 예배와 소그룹 모임의 중단이 공동체 약화와 침체를 불러왔고, 타인에 대한 경계와 대면 모임에 대한 거부감이 소그룹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오늘의 핵심 과제는 “소그룹을 다시 시작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소그룹으로 다시 세울 것인가”에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소그룹을 단순히 복원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소그룹이 일정, 교재, 출석, 친교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면, 이제의 소그룹은 관계 회복, 실존적 나눔, 설교와 삶의 연결, 영성 형성, 선교적 실천까지 포함하는 목회적 플랫폼으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소그룹은 교회 안의 작은 모임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을 실제 삶의 자리에서 구현하는 작은 교회입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다시 묻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성도들을 어떻게 다시 모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연결하고, 어떻게 다시 돌보고, 어떻게 다시 함께 신앙하도록 세울 것인가. 이 글은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의 소그룹 위기를 분석하고, 목회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소그룹 재구성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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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연구 목적과 질문

3. 자료와 방법

4. 문제 배경: 왜 지금 다시 소그룹인가

5. 현황 분석 1: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출석 감소보다 공동체 약화를 경험

6. 현황 분석 2: 3040세대는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연결될 구조를 잃었다

7. 현황 분석 3: 기존 소그룹은 프로그램화와 형식화의 한계에 놓여 있다

8. 현황 분석 4: 오늘의 소그룹은 친교보다 영성, 돌봄, 삶의 적용이 중요하다

9. 논의: 소그룹은 교회 성장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 회복의 목회 행위여야 한다

10. 실행 프레임 제안: 팬데믹 이후 소그룹 재구성을 위한 4가지 방향
10.1 관계 구조의 회복
10.2 설교와 삶의 연결
10.3 실존적 나눔과 영성 형성
10.4 하이브리드 운영과 리더십 재훈련

11. 결론


1. 서론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예배와 설교를 중심으로 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습니다. 주일예배는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었고, 설교는 교회의 방향과 성도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핵심 사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예배와 설교만으로 성도들의 신앙을 충분히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온라인 예배는 일정 부분 예배의 공백을 메웠지만, 공동체적 돌봄과 관계의 공백까지 메우지는 못했습니다. 교회가 제공하던 예배 콘텐츠는 유지되었지만,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책임지는 관계는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운영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가 무엇으로 유지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교회는 예배에 참석하는 개인들의 집합입니까, 아니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공동체입니까. 팬데믹은 이 질문을 한국교회 앞에 매우 현실적인 방식으로 던졌습니다. 대면 모임이 중단되자 교회에 남아 있던 것은 예배 콘텐츠였고, 약화된 것은 관계였습니다. 이 점에서 팬데믹 이후 교회의 과제는 예배 회복만이 아니라 공동체 회복입니다.

소그룹은 바로 이 공동체 회복의 핵심 지점에 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는 구역, 속회, 목장, 셀, 순 등 다양한 이름의 소그룹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모든 소그룹이 실제로 공동체성을 형성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소그룹은 출석 관리의 단위가 되었고, 어떤 소그룹은 친교 모임에 머물렀으며, 어떤 소그룹은 교재를 읽고 정답을 확인하는 형식적 모임이 되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소그룹이 약화된 것은 단지 모이지 못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미 그 이전부터 소그룹의 본질과 기능이 약화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늘 소그룹을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임을 복원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소그룹이 교회의 본질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성도들의 실제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목회자가 어떤 방식으로 소그룹을 설계하고 지원해야 하는지를 새롭게 묻는 일입니다. 소그룹은 교회 성장의 수단이기 전에 성도의 신앙을 공동체적으로 형성하는 자리이며,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서 예배와 삶, 말씀과 관계, 돌봄과 선교를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본 글은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소그룹의 위기를 단순한 모임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구조의 약화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소그룹을 목회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구조로 재해석하고자 합니다. 특히 3040세대의 신앙 변화, 팬데믹 이후 관계 단절, 기존 소그룹의 형식화, 설교와 삶의 분리 문제를 함께 읽으며, 목회자가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소그룹 재구성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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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목적과 질문

본 연구의 목적은 소그룹 활성화를 단순히 출석률 회복이나 교회 성장 전략의 차원에서 다루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가 경험한 공동체 약화의 문제를 분석하고, 소그룹이 어떻게 교회의 본질적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목회적 구조가 될 수 있는지를 제안하는 데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글은 “소그룹을 많이 모이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소그룹을 통해 교회가 어떻게 다시 공동체가 될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이 글은 네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첫째,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어떤 공동체적 변화를 경험했으며, 왜 이 변화가 소그룹과 직접 연결되는가.

둘째, 3040세대의 신앙 변화와 교회 이탈 현상은 소그룹 사역에 어떤 목회적 시사점을 주는가.

셋째, 기존 한국교회 소그룹은 어떤 한계에 놓여 있으며, 왜 단순한 복원으로는 충분하지 않은가.

넷째, 오늘의 소그룹은 관계 회복, 설교 적용, 영성 형성, 하이브리드 운영이라는 차원에서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의 약화는 성도의 신앙 변화와 연결되어 있고, 성도의 신앙 변화는 기존 소그룹 구조의 한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소그룹 구조의 한계는 목회자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를 설계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통계 자료와 학술 연구, 목회적 분석을 함께 읽는 방식으로 소그룹의 재구성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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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와 방법

본 연구는 세 가지 층위의 자료를 함께 읽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첫째,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와 3040세대의 신앙 변화를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3040세대 부부모임을 통한 건강한 소그룹 활성화 연구는 코로나 이후 3040세대의 현장예배 이탈, 교회 복귀 의향, 신앙 형태 변화, 플로팅 크리스천과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는것) 현상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팬데믹 이후 3040세대가 단순히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둘째, 소그룹의 신학적·목회적 의미를 다루는 연구입니다. 선교적 소그룹 연구는 소그룹을 교회의 부속 기관이 아니라 교회의 내적 역동성과 세상 속 선교를 잇는 플랫폼으로 이해합니다. 또한 성경과 교회사 속 소그룹 전통을 검토하며, 소그룹이 교회 안의 작은 교회이자 교회 밖의 선교적 실천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셋째, 팬데믹 이후 소그룹 운영 방식과 실제적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입니다. 미주 한인교회 소그룹 연구는 성도들이 월 1회보다 더 규칙적인 만남을 선호하며, 모임의 연속성과 규칙성이 영적 성장과 공동체 만족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제시합니다. 특히 격주 대면 모임과 주중 온라인 교제를 병행하는 모델은 한국교회에도 참고할 만한 실천적 방향을 제공합니다. 역동적 소그룹 연구는 설교와 소그룹의 연결, 대화 설교, 실존주의 상담 이론을 통해 소그룹이 성도들의 삶의 자리와 신앙적 성숙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 소그룹 연구는 대면 모임 중단과 팬데믹 트라우마가 소그룹 약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웨슬리 전통에 기반한 그룹 영성지도를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이 글의 핵심은 소그룹을 단순히 하나의 사역 부서나 프로그램으로 보지 않는 데 있습니다. 사회 변화, 세대 변화, 신학적 기반, 목회 실천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여, 팬데믹 이후 교회가 소그룹을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를 목회적 관점에서 제안하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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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제 배경: 왜 지금 다시 소그룹인가

지금 한국교회가 소그룹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이유는 교회 출석률이 줄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성도들의 신앙이 공동체적 기반 없이 개인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교회 안에는 예배만 드리고 돌아가는 성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습니다. 교회에 나와 예배에 참석하는 것과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해 신앙을 함께 살아가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는 이 차이를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예배의 확산은 성도들에게 예배 참여의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신앙의 개인화와 유동화를 가속화했습니다. 성도는 특정 교회 공동체에 깊이 속하지 않아도 설교를 들을 수 있고, 여러 교회의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신앙생활의 폭을 넓힌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교회에 대한 소속감과 관계적 책임을 약화시키는 결과도 가져왔습니다. 플로팅 크리스천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 줍니다. 신앙은 유지하지만 특정 교회, 특정 전통, 특정 공동체에 깊이 고정되지 않는 신앙 형태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를 단순히 개인주의나 신앙 약화로만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 자신의 삶이 충분히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꼈고, 예배와 설교가 자신의 실제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경험했습니다. 3040세대의 경우 이 문제는 더욱 분명합니다. 이들은 직장과 가정, 자녀 양육과 경제적 책임, 부부 관계와 부모 역할을 동시에 감당합니다. 교회가 이들의 실제 삶을 목회적으로 다루지 못할 때, 이들은 교회에 출석하더라도 공동체적 정착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소그룹은 이 지점에서 다시 중요해집니다. 대형 예배는 모든 성도의 삶을 세밀하게 다룰 수 없습니다. 설교는 전체 공동체를 향한 말씀 선포이지만, 그 말씀이 각자의 삶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는 소그룹 안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목회자 혼자 모든 성도의 삶을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소그룹은 돌봄의 구조를 분산하고 공동체적 책임을 형성하는 실제적 통로가 됩니다.

따라서 지금 소그룹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교회 활동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성도들이 신앙을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관계 속에서 해석하고, 나누고, 책임지고,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교회가 다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소그룹을 다시 사역의 주변부가 아니라 목회의 중심 구조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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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황 분석 1: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출석 감소보다 공동체 약화를 경험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교회의 변화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출석 감소입니다. 그러나 출석 감소는 현상의 표면일 뿐입니다. 더 깊은 문제는 공동체 약화입니다. 예배 인원이 줄어든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알지 못하고, 교회 안에서 신앙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며, 어려움이 생겼을 때 공동체적 돌봄을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모임이 중단되면서 많은 교회는 예배 송출과 온라인 콘텐츠 제공에 집중했습니다. 이것은 당시에 불가피한 대응이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가 예배의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었던 것과 달리, 공동체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습니다. 성도들은 설교를 들었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찬양은 들었지만 함께 기도하는 관계를 잃었으며, 교회 소식은 받았지만 자신의 삶을 나눌 사람을 잃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 소그룹 연구는 대면 예배와 각종 소그룹 모임이 멈춰졌던 시간이 필연적으로 소그룹 공동체의 약화와 침체를 불러왔고, 팬데믹 트라우마가 타인에 대한 경계와 대면 모임에 대한 거부감을 낳았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소그룹의 약화가 단순한 일정 중단이 아니라 관계적 신뢰의 약화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교회가 다시 모이기 시작했을 때에도 문제는 곧바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예배는 재개되었지만, 성도들은 이전처럼 쉽게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성도들은 대면 모임 자체에 부담을 느꼈고, 어떤 성도들은 이미 온라인 중심의 신앙생활에 익숙해졌으며, 어떤 성도들은 교회 안의 관계로 다시 들어가는 일을 어려워했습니다. 이것은 팬데믹 이전의 소그룹을 단순히 재개한다고 해서 공동체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이 점에서 목회자는 팬데믹 이후 소그룹 약화를 단순한 참여 저조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성도들이 관계에 조심스러워졌고, 공동체 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교회가 이전보다 더 세밀하게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소그룹 회복은 출석 체크가 아니라 신뢰 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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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황 분석 2: 3040세대는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연결될 구조를 잃었다

3040세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세대입니다. 이들은 교회의 허리 세대이며, 가정과 다음세대, 교회 봉사와 사회생활을 동시에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이 세대는 교회에서 가장 크게 흔들린 세대 중 하나로 나타납니다. 3040세대 관련 연구는 코로나 이후 현장예배 이탈률과 교회 복귀 의향을 함께 다루며, 이들을 다시 교회로 연결하기 위한 소그룹과 프로그램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3040세대의 문제를 단순히 바쁨이나 신앙 부족으로 설명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세대는 삶의 부담이 가장 복합적으로 집중되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성과와 경쟁의 압박을 받고, 가정에서는 부부 관계와 자녀 양육의 책임을 감당하며, 경제적으로는 주거와 교육, 노후 준비의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들의 삶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더 많은 헌신과 더 많은 출석을 요구할 때, 이들은 교회를 쉼과 회복의 공간이 아니라 또 하나의 부담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공동체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삶을 이해받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신앙 안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관계를 필요로 합니다. 문제는 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구조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예배만으로는 3040세대의 삶의 문제를 충분히 다루기 어렵습니다. 교회학교 학부모 모임이나 봉사 조직만으로도 이들의 신앙적 갈급함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앙과 삶, 부부와 자녀, 직장과 교회, 개인의 고립과 공동체적 돌봄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소그룹입니다.

특히 3040세대 소그룹은 단순한 연령별 모임을 넘어야 합니다.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을 모아 놓는다고 해서 공동체가 자동으로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한 나눔의 분위기, 평가받지 않는 관계, 현실적인 주제, 신앙적 해석, 지속적인 돌봄입니다. 소그룹이 이 기능을 감당할 때, 3040세대는 교회에 다시 정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040세대의 교회 이탈은 교회를 완전히 떠났다는 의미보다, 교회와 연결될 구조를 잃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이들은 다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그 연결은 단순한 문자 연락이나 행사 초청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그룹 구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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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황 분석 3: 기존 소그룹은 프로그램화와 형식화의 한계에 놓여 있다

한국교회에는 오래전부터 소그룹이 있었습니다. 구역, 속회, 목장, 셀, 순 등 이름은 다양했지만, 기본적으로 성도들을 작은 단위로 묶고, 말씀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구조를 지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목회 현장에서는 소그룹이 본래의 목적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존 소그룹의 첫 번째 한계는 프로그램화입니다. 소그룹은 교회의 일정표 안에 포함된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었고, 모임의 목적은 교재를 끝내거나 정해진 순서를 진행하는 것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이 경우 소그룹은 성도들의 삶을 실제로 나누는 자리라기보다 교회의 또 하나의 과제가 됩니다. 성도들은 소그룹에 참여하지만 자신의 깊은 고민을 나누지 않고, 리더는 모임을 진행하지만 구성원들의 실제 삶을 돌보지 못합니다.

두 번째 한계는 형식화입니다. 많은 소그룹은 매주 혹은 매월 정해진 순서대로 모입니다. 찬양, 기도, 말씀 나눔, 광고, 친교가 반복됩니다. 그러나 순서가 있다고 해서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형식이 익숙해질수록 성도들은 깊은 나눔을 피하고, 모임은 예측 가능한 종교적 절차로 남을 수 있습니다. 소그룹이 살아 있으려면 형식보다 관계가 중요하고, 교재보다 삶의 나눔이 중요하며, 진행보다 경청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한계는 목회자 의존 구조입니다. 많은 교회에서 소그룹은 목회자의 지시와 교재 제공에 의존합니다. 리더들은 목회자가 제공한 자료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고, 구성원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합니다. 이 구조에서는 소그룹이 자생적 공동체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소그룹 리더는 단순한 진행자가 아니라 돌봄의 촉진자, 대화의 조율자, 삶과 말씀을 연결하는 목회적 동역자로 세워져야 합니다.

선교적 소그룹 연구는 기존 소그룹을 교회의 부설 기관화된 구조에서 선교적 소그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소그룹을 교회 내부의 관리 단위로만 보지 않고, 교회의 내적 역동성과 세상 속 하나님의 선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이해하는 관점입니다. 이 관점은 한국교회 소그룹이 단순히 내부 친교와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성도들의 삶의 현장과 지역사회까지 연결되어야 함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팬데믹 이후 소그룹 회복은 기존 소그룹을 다시 시작하는 일이 아닙니다. 소그룹의 목적, 내용, 운영 방식, 리더십을 다시 설계하는 일입니다. 소그룹이 교회 행정의 말단 구조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을 구현하는 목회적 구조가 되도록 재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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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현황 분석 4: 오늘의 소그룹은 친교보다 영성, 돌봄, 삶의 적용이 중요하다

소그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친교입니다. 물론 친교는 소그룹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도들이 서로 알고, 함께 식사하고, 안부를 묻고, 관계를 형성하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소그룹이 단순한 친교에 머문다면, 팬데믹 이후 성도들이 경험하는 깊은 신앙적·정서적 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없습니다.

오늘의 성도들은 단순히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신앙 안에서 해석되기를 원합니다. 불안, 외로움, 무의미, 관계의 피로, 직장과 가정의 압박 속에서 하나님이 어디에 계신지 묻고 싶어 합니다. 이런 질문은 대형 예배의 자리에서 충분히 다뤄지기 어렵습니다. 소그룹은 바로 이러한 실존적 질문을 신앙 안에서 나누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역동적 소그룹 연구는 소그룹이 예배와 삶이 연결되는 통로이며, 예배에서 깨달은 것이 삶 속에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확인의 장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소그룹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한 주제는 설교자와 회중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자리의 실제적인 내용이며, 그 배경에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소그룹이 단순한 성경 지식 확인이나 친교 모임을 넘어, 성도들의 실제 삶을 신앙적으로 해석하는 장이 되어야 함을 보여 줍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소그룹은 영성 형성의 자리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팬데믹은 성도들에게 교회가 대신해 주던 신앙의 중간 구조가 사라질 때,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냈습니다. 팬데믹 이후 소그룹 연구는 그룹 영성지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소그룹 구성원들과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이는 소그룹이 단순히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그 뜻에 응답하는 영성의 자리가 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소그룹은 세 가지 방향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친교를 통해 관계를 만들고, 돌봄을 통해 신뢰를 세우며, 말씀과 기도를 통해 삶을 해석하고 영성을 형성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분리될 때 소그룹은 약해집니다. 친교만 있으면 사교 모임이 되고, 말씀만 있으면 강의식 성경공부가 되며, 돌봄만 있으면 정서적 지지 모임에 머물 수 있습니다. 소그룹은 이 세 가지가 통합되는 자리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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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논의: 소그룹은 교회 성장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 회복의 목회 행위여야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소그룹은 종종 교회 성장의 도구로 이해되었습니다. 제자훈련, 셀 목회, 구역 조직, 목장 시스템은 많은 교회에서 성장과 동원의 구조로 활용되었습니다. 물론 소그룹은 교회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그룹을 성장 도구로만 이해할 때, 소그룹의 본질은 쉽게 왜곡됩니다. 소그룹은 사람을 관리하기 위한 단위가 아니라, 사람을 돌보고 세우기 위한 공동체입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가 경험한 위기는 성장 전략의 실패가 아니라 공동체성의 약화입니다. 따라서 소그룹을 다시 세운다는 것은 교회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교회답게 존재하도록 하는 목회 행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소그룹은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알고, 말씀을 삶에 적용하며, 함께 기도하고, 어려움을 나누고, 세상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도록 돕는 구조입니다.

이 점에서 소그룹은 목회자의 사역을 대체하는 조직이 아니라 목회가 공동체적으로 확장되는 방식입니다. 목회자가 모든 성도를 직접 돌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는 소그룹을 통해 돌봄의 구조를 만들고, 리더를 훈련하며, 성도들이 서로를 돌보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목회자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의 역할이 직접 관리에서 공동체 설계와 리더십 형성으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소그룹은 설교 사역과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일 설교가 교회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소그룹은 그 말씀이 성도들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나누는 자리입니다. 설교와 소그룹이 분리될 때 설교는 일회적 메시지로 끝나고, 소그룹은 별도의 친교나 교재 중심 모임이 됩니다. 그러나 설교와 소그룹이 연결될 때, 강단의 말씀은 삶의 자리로 내려오고, 성도들의 삶은 다시 말씀 앞에서 해석됩니다.

따라서 오늘의 소그룹은 교회의 주변 사역이 아니라 목회의 중심 구조로 재배치되어야 합니다. 목회자는 소그룹을 통해 성도의 삶을 더 가까이 이해하고, 교회는 소그룹을 통해 성도들의 관계를 회복하며, 성도들은 소그룹을 통해 신앙을 실제 삶의 언어로 배우게 됩니다. 소그룹은 교회를 크게 만드는 도구이기 전에, 교회를 깊게 만드는 목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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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실행 프레임 제안: 팬데믹 이후 소그룹 재구성을 위한 4가지 방향

팬데믹 이후 소그룹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임을 재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소그룹의 목적과 방식, 내용과 리더십이 함께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목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네 가지 실행 방향을 제안합니다.


10.1 관계 구조의 회복

첫 번째 방향은 관계 구조의 회복입니다. 팬데믹 이후 성도들은 모임 자체보다 관계에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따라서 소그룹 회복은 출석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왜 모이지 않느냐”고 묻기 전에, “어떤 관계라면 다시 들어올 수 있겠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그룹은 처음부터 깊은 나눔을 요구하기보다 안전한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3040세대나 장기간 교회를 떠나 있던 성도들에게는 부담 없는 재진입 구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식 소그룹에 곧바로 편성하기보다 4주 또는 6주 단위의 열린 소그룹, 부부 소그룹, 부모 소그룹, 직장인 소그룹처럼 삶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입문형 소그룹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이 모임은 나를 평가하지 않고 들어 주는 자리”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소그룹의 규모도 중요합니다. 너무 큰 소그룹은 깊은 나눔을 어렵게 만들고, 너무 작은 소그룹은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각 교회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나눔과 돌봄이 가능한 인원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또한 소그룹 안에서 한두 사람만 말하는 구조를 피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대화 규칙을 세워야 합니다.

관계 구조의 회복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팬데믹으로 약해진 관계는 다시 쌓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소그룹의 성공을 빠른 참석률 증가로 평가하기보다, 관계의 지속성, 나눔의 깊이, 돌봄의 빈도, 삶의 변화로 평가해야 합니다. 소그룹은 출석 명단이 아니라 신뢰의 네트워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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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설교와 삶의 연결

두 번째 방향은 설교와 삶의 연결입니다. 한국교회는 설교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왔지만, 설교가 성도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설교가 강단에서 선포되고 끝난다면, 성도들은 말씀을 들었지만 그 말씀이 자신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충분히 붙잡지 못할 수 있습니다.

소그룹은 설교와 삶을 연결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역동적 소그룹 연구가 지적하듯, 소그룹은 성도들이 예배에서 깨달은 것들이 삶 속에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확인의 장입니다. 따라서 목회자는 주일 설교와 소그룹 나눔을 별개의 사역으로 두지 말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그룹 질문은 단순한 설교 요약이나 정답 확인을 넘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무엇을 말하는가”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이 말씀이 내 삶의 어떤 부분을 비추는가”, “이번 주 내 관계와 선택 속에서 이 말씀을 어떻게 살아낼 수 있는가”, “이 말씀 앞에서 내가 회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적용 중심의 질문입니다. 성도들은 이런 질문을 통해 설교를 들은 내용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말씀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설교와 소그룹이 연결되면 목회자에게도 중요한 피드백이 생깁니다. 성도들이 말씀을 어떻게 듣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어떤 삶의 주제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설교 준비와 목회 방향 설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설교는 소그룹을 통해 삶으로 내려가고, 소그룹은 다시 설교자에게 성도들의 삶의 언어를 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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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실존적 나눔과 영성 형성

세 번째 방향은 실존적 나눔과 영성 형성입니다. 오늘의 성도들은 단순한 정보보다 자신의 삶을 해석할 언어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불안, 고립, 죽음, 관계의 상실, 무의미와 같은 문제를 더 자주 경험했습니다. 소그룹은 이러한 실존적 문제를 신앙 안에서 다룰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실존적 나눔은 성도들에게 무거운 이야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주 감사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필요하지만, “이번 주 하나님이 멀게 느껴진 순간은 언제였는가”, “최근 나를 가장 지치게 한 관계는 무엇인가”, “요즘 내가 회피하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가”, “내가 하나님 앞에서 다시 붙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은 성도들이 자신의 내면을 신앙적으로 성찰하도록 돕습니다.

팬데믹 이후 소그룹 연구가 제안하는 그룹 영성지도는 이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그룹 영성지도는 소그룹 구성원들이 함께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 뜻에 응답하기 위해 서로 돕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뿐 아니라 소그룹 구성원들과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 회복도 가능하게 합니다.

소그룹이 영성 형성의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리더는 답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열어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조언을 서두르기보다 경청하고, 판단하기보다 공감하며, 문제 해결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함께 분별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런 리더십은 훈련 없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목회자는 소그룹 리더들에게 성경 지식만이 아니라 경청, 공감, 질문, 침묵, 기도, 갈등 조율에 대한 훈련을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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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하이브리드 운영과 리더십 재훈련

네 번째 방향은 하이브리드 운영과 리더십 재훈련입니다. 팬데믹 이후 성도들의 생활 방식은 달라졌습니다. 모든 모임을 과거처럼 대면 중심으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직장과 가정의 일정은 더 복잡해졌고, 온라인 소통은 일상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소그룹도 대면 모임과 온라인 연결을 적절히 결합하는 방식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미주 한인교회 소그룹 연구는 격주 대면 모임과 주중 온라인 교제 병행 모델을 제안합니다. 이 연구는 모임의 연속성과 규칙성이 영적 성장과 공동체 만족도에 연결되어 있으며, 성도들이 월 1회보다 더 규칙적인 만남을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한국교회 역시 이 점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모든 성도에게 매주 대면 모임을 요구하기보다, 교회의 상황과 세대의 특성에 맞게 격주 대면 모임, 주중 온라인 기도, 카카오톡 말씀 나눔, 짧은 전화 돌봄 등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운영은 단순히 온라인 도구를 사용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핵심은 관계의 지속성입니다. 대면 모임이 깊이를 만든다면, 온라인 연결은 연속성을 유지합니다. 소그룹이 한 달에 한 번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아무런 접촉이 없다면 관계는 쉽게 느슨해집니다. 반대로 짧더라도 주중에 기도 제목을 나누고, 말씀 적용을 확인하고, 어려운 일을 서로 알리는 구조가 있다면 소그룹은 모임 사이에도 살아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리더십 재훈련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소그룹 리더가 교재를 진행하고 출석을 확인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의 리더는 관계를 설계하고, 대화를 촉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며, 구성원들의 삶의 변화를 관찰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목회자는 리더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리더가 감당할 수 있는 구조와 자료, 질문과 돌봄 체계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소그룹은 편의적 타협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변화된 삶의 리듬에 맞춘 목회적 설계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모이느냐만이 아니라, 얼마나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느냐입니다. 소그룹은 일정이 아니라 관계의 리듬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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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결론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예배 출석을 회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깊은 과제는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예배를 들을 수 있지만, 혼자서는 신앙을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말씀을 들을 수 있지만, 그 말씀을 자신의 삶 속에서 해석하고 살아내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기도할 수 있지만, 함께 기도해 주는 관계가 있을 때 신앙은 더 깊어집니다.

소그룹은 이 공동체 회복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러나 소그룹을 다시 세운다는 것은 과거의 형식을 반복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팬데믹 이후의 소그룹은 관계 회복의 구조, 설교와 삶을 연결하는 구조, 실존적 나눔과 영성 형성의 구조, 하이브리드 운영과 리더십 훈련의 구조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소그룹이 친교와 관리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소그룹은 돌봄과 적용, 영성 형성과 선교적 삶을 통합하는 목회적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3040세대에게 소그룹은 교회 재정착의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교회를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 줄 공동체 구조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들의 삶의 리듬과 실존적 고민을 이해하고, 안전한 나눔과 지속적 관계를 제공할 때, 이들은 다시 교회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늘 한국교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가”가 아닙니다. “어떻게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알고, 함께 말씀을 살아내며, 하나님 앞에서 다시 연결되도록 도울 것인가”입니다. 소그룹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실제적인 목회적 응답입니다.

오늘 필요한 소그룹은 교회 안의 작은 일정이 아니라 교회 안의 작은 교회입니다. 성도들이 그 안에서 다시 하나님과 연결되고, 서로와 연결되며, 세상 속 자신의 자리로 보냄 받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팬데믹 이후 교회의 회복은 큰 행사나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몇 사람이 둘러앉아 말씀을 나누고,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말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다시 한 주를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교회의 미래는 더 크게 모이는 능력만이 아니라, 더 깊이 연결되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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