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목회되는가: 목회중심적 관점에서 본 하나님 나라 구현과 한국교회의 목적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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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미래교회연구소 KCMC Trend Salon, Issue 3, Volume 3>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목회되는가:

목회중심적 관점에서 본 하나님 나라 구현과 한국교회의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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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늘 한국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신학적 언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정작 목회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는 종종 추상적인 비전 문구, 설교의 주제, 교회 사역의 명분, 혹은 사회참여의 신학적 근거 정도로 제한되어 사용됩니다. 이로 인해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실제 목회 구조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 채, 한편으로는 개인 구원의 언어로 축소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가치의 언어로만 확장되는 양극화된 방식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하나님 나라를 말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나라를 많이 말하지만, 그것이 예배, 설교, 성도 양육, 공동체 형성, 지역 관계, 평신도 동역, 일상의 삶을 재구성하는 목회적 중심 원리로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신약성서의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전체를 이해하는 중심축입니다. 마가복음에서 예수의 공적 사역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선포로 시작됩니다. 이 선포는 예수의 가르침, 치유, 축귀, 식탁 교제, 십자가와 부활을 해석하는 기초가 됩니다. 특히 예수의 기적과 축귀는 단순한 초자연적 능력의 과시가 아니라, 사탄의 나라가 밀려나고 하나님의 통치가 인간 현실 속으로 침투하는 하나님 나라의 표지로 이해됩니다. 하나님 나라는 미래의 완성만이 아니라, 예수 안에서 이미 시작된 현재적 통치이며 동시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종말론적 소망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교회 운영 방식의 하나가 아닙니다. 그것은 목회의 전체 방향을 다시 정렬하는 신학적·실천적 틀입니다. 목회는 단순히 예배를 진행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도를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선포하고, 사람들이 그 통치 안으로 들어오도록 부르며,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형성되고, 교회 공동체가 지역과 세상 속에서 그 나라의 표지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목회중심적 관점은 목회자 중심주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실제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묻는 관점입니다.

최근 교회론 연구도 이 방향을 뒷받침합니다. 복음주의적 전통은 복음 전도와 제자 삼기를 강조해 왔고, 에큐메니컬 전통은 사회적 책임과 창조 세계의 샬롬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교회는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 교회성장과 선교적 삶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해야 합니다.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은 바로 이 지점에서, 복음주의적 선교적 교회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교회성장 운동과 선교적 교회 운동의 건설적 결합을 시도합니다.

현장 사례로는 고기교회의 목회 수기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사례는 하나님 나라 목회가 반드시 대형 프로그램이나 조직 전략으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고기교회는 마을을 사역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교회와 마을을 굳이 구분하지 않으며,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함께 벌이는 방식으로 목회를 전개했습니다. 동시에 ‘마을목회’나 ‘마을 만들기’조차 또 다른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음을 경계했습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프로그램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예배와 기도와 말씀으로 형성된 공동체가 지역 안에서 환대, 생명, 평화, 정의, 돌봄의 질서를 자연스럽게 살아내는 일임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오늘 한국교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비전 문구인가, 아니면 목회의 실제 질서인가. 이 글은 하나님 나라를 목회 현장의 중심 질문으로 다시 가져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 한국교회 목회 현실,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 현장 목회 사례를 함께 검토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목회의 방향과 실행 프레임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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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하나님 나라를 말해 왔습니다. 교회의 비전 선언문에도 하나님 나라가 등장하고, 설교 제목에도 하나님 나라가 등장하며, 선교와 전도, 사회봉사와 교육 사역을 설명할 때도 하나님 나라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가 많이 언급된다는 사실이 곧 하나님 나라가 목회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한국교회가 마주한 중요한 질문은 하나님 나라를 얼마나 말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교회의 목회 구조와 성도의 삶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제 질서가 되고 있는가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 하나님 나라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어떤 흐름에서는 하나님 나라가 개인 구원과 천국 소망의 언어로 축소되었습니다. 이 경우 하나님 나라는 죽음 이후에 들어가는 장소처럼 이해되고, 현재의 삶과 공동체와 사회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살아내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약해집니다. 반대로 또 다른 흐름에서는 하나님 나라가 정의, 평화, 생명, 생태, 사회적 책임의 언어로 강조되었습니다. 이 강조는 매우 중요하지만, 복음 선포와 회개, 십자가와 부활, 성령의 능력, 교회 공동체의 형성이라는 복음의 중심과 분리될 경우 하나님 나라는 기독교적 사회윤리의 구호로만 남을 위험이 있습니다.

이 글은 이 두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 나라가 성경적으로도, 목회적으로도 이 둘을 함께 붙잡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죄인들을 회개로 부르는 복음이었고, 동시에 병든 자를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며 소외된 자들과 식탁을 나누는 현재적 사건이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통치였고, 동시에 새로운 공동체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통치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개인 구원과 공동체 형성, 예배와 삶, 교회와 지역,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분리하지 않는 통합적 목회여야 합니다.

오늘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가 목회의 중심 언어가 되는 것입니다. 설교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해야 하고, 예배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하며, 양육은 성도를 하나님 나라의 제자로 세워야 합니다. 소그룹과 교구는 관리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작은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지역 사역은 교회 홍보나 전도 전략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환대와 돌봄이 실제로 나타나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글의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목회되는가.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는 목회 현장에서 어떤 언어와 구조와 실천으로 구현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 글은 신약성서의 하나님 나라 이해, 한국교회 목회 현실,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 그리고 고기교회와 같은 현장 사례를 함께 검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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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목적과 질문

본 연구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교리적 정의를 반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신학적 의미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풍성하게 논의되어 왔습니다. 이 글의 관심은 그 신학이 목회 현장 안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를 목회의 중심 관점으로 삼을 때, 설교와 예배, 성도 양육, 공동체 운영, 지역 관계, 평신도 동역, 교회의 선교적 방향이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이 글은 네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첫째, 오늘 한국교회에서 하나님 나라 담론은 어떤 방식으로 축소되거나 추상화되고 있는가.

둘째,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는 목회의 본질과 방향에 어떤 기준을 제공하는가.

셋째,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교회성장과 사회적 책임, 복음 전도와 지역 실천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가.

넷째, 오늘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해 어떤 목회 구조와 실행 프레임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모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구호가 아니라 목회의 질서가 되어야 합니다. 목회가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재정렬될 때, 교회는 더 이상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종교 조직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선포하고 살아내는 하나님 나라 백성 공동체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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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와 방법

본 연구는 세 가지 층위의 자료를 함께 읽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첫째, 신약성서와 하나님 나라에 관한 성서신학적 자료입니다. 특히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가 복음서 전체를 해석하는 중심 주제라는 관점, 그리고 예수의 기적과 축귀와 십자가와 부활이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함께 드러낸다는 논의를 검토했습니다. Voorwinde의 연구는 공관복음의 중심 주제가 하나님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며, 마가복음 1장 14-15절의 예수 선포가 그의 전체 사역을 이해하는 기초라고 정리합니다.

둘째, 21세기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에 관한 연구입니다. 김지훈의 연구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사도들이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이 분리될 수 없으며, 이것이 현대 한국교회의 목회적 함의를 갖는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하나님 나라의 시작은 인간 내면의 철저한 변화와 회개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교회의 정체성과 목회 사역이 하나님 나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셋째, 하나님 나라 구현과 교회론, 그리고 현장 목회 사례에 관한 자료입니다. 김신구의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은 복음 전도와 제자 삼기를 강조하는 사도적 흐름과, 창조 세계의 샬롬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선교적 흐름을 통합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 목회가 교회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아야 함을 보여 줍니다. 또한 고기교회 목회 수기는 하나님 나라가 현장 목회 속에서 어떻게 잔치, 환대, 지역, 생태, 돌봄, 공동체의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로 검토했습니다.

이 글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를 추상적 신학 개념으로 다루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신학적 논의, 교회론적 분석, 현장 목회 사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하나님 나라가 오늘의 목회에서 어떤 실천 구조로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살피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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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제 배경: 왜 지금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인가

지금 한국교회는 단순한 프로그램 부족의 위기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로그램은 많습니다. 예배도 있고, 제자훈련도 있고, 소그룹도 있고, 세미나도 있고, 전도 행사도 있고, 지역 봉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많은 사역들이 하나의 복음적 중심으로 통합되어 있는가입니다. 사역은 많은데 방향이 흐려지고, 프로그램은 많은데 성도의 삶은 변화되지 않으며, 교회 활동은 많은데 지역과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표지는 선명하지 않을 때, 교회는 사역의 양과 목회의 본질을 혼동하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모든 사역을 하나의 중심으로 묶는 신학적 축입니다. 예배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예배이고, 설교는 하나님 나라 복음의 선포이며, 교육은 하나님 나라 제자 형성이고, 전도는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통치 안으로 부르는 초대입니다. 사회봉사는 하나님 나라의 자비와 정의를 드러내는 실천이며, 지역 관계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환대와 평화를 보여 주는 장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목회 현장에서는 이 통합성이 쉽게 약화됩니다. 교회성장 담론은 때로 하나님 나라를 수적 성장과 조직 확장의 언어로 좁힙니다. 반대로 선교적 교회 담론은 때로 하나님 나라를 지역 활동과 사회적 실천의 언어로만 이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교회성장도 필요하고, 지역 실천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음 선포 없는 성장은 하나님 나라의 성장이 아니며, 회개와 성령의 변화 없는 사회적 실천도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충분히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지역과 세상을 향한 책임 없는 복음 선포도 예수께서 보여 주신 하나님 나라의 구체성을 잃게 됩니다.

또한 오늘의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만 살지 않습니다. 성도들은 직장, 가정, 학교, 지역사회, 디지털 공간, 정치적 갈등, 경제적 불안, 세대 갈등, 생태 위기 속에서 살아갑니다. 설교와 목회가 이 현실을 외면한 채 교회 내부 활동에만 머문다면,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는 신앙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교회 밖에서는 다른 질서와 가치에 의해 살아가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바로 이 분열을 다룹니다. 성도가 예배당 안에서만 신자가 아니라, 삶의 모든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목회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유행어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목회의 중심 질문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교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성도는 어떤 사람으로 형성되어야 하는가. 지역은 교회에게 어떤 의미인가. 목회자는 무엇을 조직하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교회 사역은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질서로 재배열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는 한국교회가 어떤 프로그램을 더해도 본질적 회복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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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황 분석 1: 하나님 나라 담론은 추상화와 축소의 위험 사이에 놓여 있다

오늘 한국교회에서 하나님 나라 담론은 두 가지 위험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추상화이고, 다른 하나는 축소입니다.

먼저 추상화의 위험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매우 거대한 신학적 언어입니다. 하나님의 통치, 종말론적 완성, 창조 세계의 회복, 정의와 평화, 교회와 선교, 성령의 능력,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새 하늘과 새 땅까지 포괄하는 언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목회 현장에서는 너무 크고 추상적인 말로 남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자”는 말은 옳지만, 그 말이 주일 설교와 구역 모임, 교회의 회의 구조, 성도의 직장 생활, 지역 주민과의 관계, 다음 세대 교육, 후원과 선교의 방식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는 아름다운 구호에 머물게 됩니다.

다음으로 축소의 위험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개인의 영혼 구원과 죽음 이후의 천국으로만 축소될 때, 예수께서 이 땅에서 보여 주신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은 약화됩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를 말로만 설명하지 않으셨습니다.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셨고, 병든 자를 고치셨고, 귀신을 쫓아내셨고,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셨고, 소외된 자들을 하나님 백성의 자리로 불러들이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영혼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몸과 관계와 공동체와 사회적 현실의 문제였습니다.

반대로 하나님 나라가 사회적 가치나 공공성의 언어로만 축소될 때도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님 나라는 단순한 정의 운동이나 지역 공동체 운동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임한 하나님의 구원 통치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에는 반드시 회개와 믿음, 죄 사함과 새 생명, 십자가와 부활, 성령의 임재, 교회의 탄생, 제자도의 요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김지훈의 연구가 지적하듯,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은 청중들을 하나님 나라 속으로 부르는 초대를 담고 있으며, 예수-복음을 접한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어 그 통치를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 목회는 추상화와 축소를 모두 넘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너무 커서 현실과 무관한 말이 되어서는 안 되고, 너무 좁아져서 개인 경건이나 사회운동의 일부로만 제한되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가 개인과 공동체와 세상 안에서 실제로 드러나는 총체적 복음의 질서입니다. 목회의 과제는 이 질서를 교회의 모든 사역과 성도의 모든 삶 속에 번역해 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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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황 분석 2: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선포와 치유와 식탁과 공동체로 나타났다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의 기준은 예수의 사역에서 찾아야 합니다.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선포하고 구현하셨는지를 보지 않고는, 오늘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목회해야 하는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는 마가복음 1장 14-15절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이 말씀은 단순한 설교의 첫 문장이 아니라 예수의 전체 사역을 해석하는 출발점입니다. Voorwinde는 이 선포가 예수의 가르침, 설교, 기적, 죽음과 부활 전체의 기초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예수의 사역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하나님 나라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먼저 선포로 나타났습니다. 예수는 하나님이 왕으로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선포하셨고, 사람들을 그 통치 안으로 부르셨습니다. 이 부름은 단순한 종교적 권유가 아니라 회개와 믿음을 요구하는 초대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이 자기 삶의 왕좌에 앉아 있는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장식처럼 덧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인간의 중심이 바뀌고, 삶의 주권이 바뀌며,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질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치유와 축귀로 나타났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의 기적은 단순히 사람들의 필요를 해결해 주는 기적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탄의 통치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통치가 현실 속에 침투하는 사건입니다. Voorwinde는 예수의 축귀와 기적을 하나님 나라가 사탄의 나라를 밀어내는 사건으로 해석합니다. 병든 자가 고침받고, 귀신 들린 자가 자유롭게 되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사건은 타락으로 왜곡된 세상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보여 줍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식탁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수는 죄인들과 먹고 마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친절이나 사회적 포용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표지였습니다. 당시 종교 질서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예수의 식탁으로 초대되었고, 그 식탁 안에서 죄 사함과 회복과 새로운 공동체가 선포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의인들만의 폐쇄적 공동체가 아니라 회개하는 죄인들이 은혜로 초대되는 잔치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 목회는 정죄와 배제의 언어보다 초대와 회복의 언어를 가져야 합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공동체로 나타났습니다. 예수는 개인들을 감동시키는 데서 멈추지 않고 제자 공동체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은 사람들을 하나님 백성으로 형성합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 자체와 동일하지 않지만,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그 나라를 증언하는 백성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목회는 단순히 개인 신앙을 돕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을 형성하는 일입니다.

이 점에서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예수의 사역을 따라 네 가지 흐름을 가져야 합니다. 복음을 선포해야 하고, 상처 입은 삶을 치유해야 하며, 배제된 이들을 식탁으로 초대해야 하고, 성도들을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형성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가 분리될 때 목회는 균형을 잃습니다. 선포만 있고 치유와 환대가 없으면 목회는 교리적이지만 차가워질 수 있습니다. 치유와 환대만 있고 회개와 복음 선포가 없으면 목회는 따뜻하지만 복음의 중심을 잃을 수 있습니다. 공동체 형성 없이 개인 은혜만 강조하면 교회는 소비적 신앙의 모임이 되고, 세상 속 실천 없이 교회 안 공동체만 강조하면 하나님 나라는 예배당 안의 언어로 갇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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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황 분석 3: 한국교회 목회는 프로그램 과잉과 복음 축소의 긴장 속에 있다

한국교회 목회 현장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입니다. 새가족 교육, 제자훈련, 구역 모임, 성경공부, 전도 축제, 특별새벽기도, 다음세대 행사, 지역 봉사, 문화 프로그램 등 교회는 수많은 활동을 운영합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과 하나님 나라가 구현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프로그램 과잉의 문제는 사역의 양이 많아질수록 목회의 중심 질문이 흐려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하나님 나라 백성을 형성하는가”, “이 사역이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드러내는가”, “이 활동이 성도를 교회 소비자에서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로 세우는가”라는 질문이 사라지면, 교회는 바쁘지만 방향을 잃게 됩니다. 결국 사역은 많지만 성도는 지치고, 행사는 많지만 공동체는 깊어지지 않으며, 활동은 많지만 복음의 선명성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고기교회의 사례는 이 지점에서 중요한 문제를 던집니다. 목회자는 예수께서 가난하고 병든 자들,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 잔치를 벌이셨다고 고백하면서, 자신도 교회와 마을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살아갔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마을목회’와 ‘마을 만들기’라는 말조차 또 다른 프로그램화의 위험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계합니다.

이 고백은 한국교회에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무엇인가를 더 많이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교회가 붙잡고 있는 인위적 프로그램의 욕망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이미 일하고 계신 삶의 자리와 지역의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일 수 있습니다. 고기교회는 지역 속의 교회, 예언자적 관점, 창조질서 보전, 종말론적 공동체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마을과 함께 자연생태교실, 어린이도서관, 생태축제, 나눔 공간, 목공방, 작은 음악회 등을 이어 갔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지역을 전도 대상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잔치가 벌어질 삶의 자리로 받아들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 사례를 단순히 “우리 교회도 도서관과 카페와 목공방을 만들자”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다시 프로그램화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원리입니다. 고기교회의 핵심은 특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의 방향성입니다. 교회와 마을을 분리하지 않는 태도, 지역의 아픔에 함께 서는 용기, 아이들과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여는 환대, 예배와 기도를 중심에 두면서도 삶의 현장으로 흘러가는 자연스러움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과제는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하나님 나라의 질서 아래 재배열하는 것입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하나님 나라 백성을 형성하는가, 복음을 선명하게 하는가, 성도를 동역자로 세우는가, 지역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는가라는 질문 앞에 다시 평가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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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현황 분석 4: 하나님 나라 목회는 교회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요구한다

하나님 나라 목회를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긴장은 교회성장과 사회적 책임의 관계입니다. 한국교회는 한동안 교회성장에 집중해 왔습니다. 전도, 양육, 예배 출석, 등록 교인, 재정, 건축, 조직 확장 등이 중요한 목회 지표였습니다. 반면 선교적 교회나 공공신학의 흐름은 교회가 지역과 세상 속으로 흩어져 정의, 평화, 생명, 돌봄, 창조질서 보전의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둘이 서로 경쟁하는 것처럼 이해될 때입니다. 교회성장을 강조하는 쪽은 사회적 책임을 복음의 부차적 결과로만 보거나, 교회의 본질을 흐리는 요소로 경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쪽은 전도와 회심, 교회 공동체의 양적 성장, 제자 삼기를 낡은 성장주의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둘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통치 안으로 부르는 복음 전도를 포함하고, 동시에 그 통치가 삶과 공동체와 세상 속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책임을 포함합니다.

김신구의 연구는 이 지점을 분명하게 짚습니다. 복음주의는 복음 전도와 제자 삼기를 강조하고, 에큐메니컬 전통은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창조 세계의 샬롬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균형 잡힌 교회와 운동을 위해서는 모이는 형태의 교회와 흩어지는 형태의 교회가 함께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 목회가 교회 안의 성장과 교회 밖의 실천을 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은 이런 통합을 시도합니다. 사도적 교회는 복음 증거와 제자 삼기, 성경적 가르침, 평신도 사역, 전도와 성육신적 접근을 강조합니다. 선교적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 세상 속 삶과 일터, 창조 세계의 샬롬을 강조합니다. 이 둘이 통합될 때 교회는 복음주의적 선교적 교회, 곧 사도적 선교적 교회로 하나님 나라의 성장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김신구는 사도적 선교적 교회를 사도적 성장과 선교적 확대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로 제안합니다.

이 관점은 한국교회 목회에 중요한 기준을 제공합니다. 교회는 성장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은 사람들을 부르고, 회개하게 하고, 하나님 백성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합니다. 그러므로 전도와 제자 삼기와 교회 공동체의 성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성장은 개교회의 세력 확장이나 조직 생존만을 위한 성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 나라의 성장은 성도들이 복음으로 변화되고, 교회가 지역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며, 잃어버린 사람들이 하나님 백성으로 초대되는 총체적 성장입니다.

반대로 사회적 책임도 복음의 대체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지역을 섬기고 약자를 돌보며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모든 실천은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와 복음 선포의 중심에서 나와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사회적 책임을 복음의 열매로 이해하지만, 그 열매가 다시 복음의 중심을 가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오늘 한국교회가 붙잡아야 할 방향은 교회성장과 사회적 책임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안에서의 통합입니다. 복음 전도 없는 사회참여는 하나님 나라의 초대성을 잃고, 사회적 책임 없는 교회성장은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을 잃습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이 둘을 다시 하나의 목회 질서 안으로 묶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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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논의: 하나님 나라는 목회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의 중심 질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오늘 한국교회에서 하나님 나라 중심 목회는 세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비전 문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입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교회 프로그램의 추가가 아니라 목회 전체의 재정렬입니다.

하나님 나라 구현은 복음 선포, 공동체 형성, 지역 실천, 성도 동역이 하나로 연결될 때 가능해집니다.

이 점에서 하나님 나라는 목회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의 중심 질서입니다. 프로그램은 하나님 나라를 표현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 나라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사역은 하나님 나라를 섬길 수는 있지만, 사역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많은 일을 하는 곳이기 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그 통치를 살아내는 백성 공동체입니다.

목회중심적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한다는 말은 목회자가 하나님 나라를 대신 구현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목회자 중심주의가 아닙니다. 오히려 목회자는 하나님 나라를 조직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고, 성도들이 그 통치 안으로 들어오도록 돕고, 공동체가 그 나라의 질서에 맞게 형성되도록 섬기는 사람입니다. 목회자의 역할은 관리자보다 해석자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이 지금 이 공동체와 지역 안에서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 분별하고, 성도들이 그 일하심에 동참하도록 길을 여는 것이 목회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또한 하나님 나라 목회는 교회를 지역사회 활동 단체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여전히 예배하는 공동체이고, 말씀을 듣는 공동체이며, 성례와 기도 안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형성되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그 예배와 말씀과 기도는 교회 안에서 끝나지 않고 삶의 자리로 흘러가야 합니다. 예배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을 형성한다면, 성도들의 일상은 그 정체성이 검증되는 자리입니다. 설교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다면, 직장과 가정과 지역사회는 그 선포가 삶으로 번역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 목회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가져야 합니다. 하나는 깊어지는 방향입니다. 복음 선포, 회개, 성령의 임재, 예배, 말씀, 기도, 성화, 제자도 안에서 성도들을 깊이 형성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흘러가는 방향입니다. 성도들이 지역과 일터와 세상 속에서 환대, 정의, 돌봄, 화해, 생명, 선교적 책임을 살아내도록 도와야 합니다. 깊어짐 없는 흘러감은 활동주의가 되고, 흘러감 없는 깊어짐은 경건주의적 폐쇄성이 됩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하나님 나라의 언어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목회 질서입니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이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이 사역은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통치 안으로 부르는가. 이 예배는 성도들을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형성하는가. 이 양육은 성도들이 삶의 자리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도록 돕는가. 이 지역 사역은 교회의 이름을 알리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환대를 드러내는가. 이 리더십은 목회자 의존도를 높이는가, 아니면 성도를 동역자로 세우는가.

이 질문들이 목회 현장에 들어올 때, 하나님 나라는 비로소 목회의 중심 질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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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실행 프레임 제안: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한 목회 재구성의 4가지 방향

10.1 복음 선포의 재중심화

첫째 방향은 복음 선포의 재중심화입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복음 선포를 약화시키는 목회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 나라 목회는 복음을 더 크고 선명하게 회복하는 목회입니다.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왕으로 다스리시며 죄와 죽음과 사탄의 권세 아래 있는 인간을 자신의 통치 안으로 부르신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목회는 반드시 회개와 믿음, 죄 사함과 새 생명, 십자가와 부활, 성령의 임재를 선포해야 합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하나님 나라를 말하면서 복음의 중심이 흐려지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정의와 평화와 생명과 돌봄의 언어로 확장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확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죄인을 부르시는 은혜, 성령 안에서 새롭게 되는 생명의 복음에 뿌리를 두어야 합니다. 복음 선포가 약해지면 하나님 나라는 결국 좋은 가치들의 집합으로만 남게 됩니다.

실천적으로 교회는 설교에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더 선명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하나님 나라를 이루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임했다”, “그 나라는 회개와 믿음으로 들어가는 나라다”, “그 나라는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열렸다”, “성도는 그 나라의 백성으로 부름받았다”, “교회는 그 나라의 증인으로 세워졌다”는 큰 흐름이 반복적으로 선포되어야 합니다.

또한 전도 역시 하나님 나라의 초대라는 관점에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전도는 교회 출석자를 늘리는 활동만이 아닙니다. 전도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통치 안으로 초대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전도 메시지는 단순히 “우리 교회에 오십시오”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당신을 자신의 나라로 부르십니다”라는 복음적 초대가 되어야 합니다. 이때 전도는 교회의 생존 전략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잔치로의 초대가 됩니다.

양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훈련은 지식 전달이나 교회 봉사자 양성이 아니라, 성도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사고하고 선택하고 관계 맺고 일하고 소비하고 말하고 섬기도록 형성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안에 하나님 나라의 관점, 일상의 제자도, 직업과 신앙의 통합, 이웃 사랑과 공공성, 복음적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복음 선포의 재중심화는 하나님 나라 목회의 출발점입니다. 하나님 나라 구현은 복음 선포 이후에 덧붙는 부록이 아니라, 복음이 제대로 선포될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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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예배와 공동체 질서의 재구성

둘째 방향은 예배와 공동체 질서의 재구성입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주일 설교 몇 편으로 구현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교회의 실제 질서가 되려면, 예배와 공동체의 구조가 하나님 나라 백성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예배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가장 기본적인 형성 자리입니다. 예배에서 성도는 세상의 질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 앞에 다시 서게 됩니다. 세상은 성도에게 성과, 소비, 경쟁, 불안, 비교, 자기중심성을 주입하지만, 예배는 성도에게 창조주 하나님, 십자가의 주님, 부활의 소망, 성령의 임재,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다시 새겨 줍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단순히 은혜를 받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재정렬되는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 예배의 언어가 중요합니다. 찬양, 기도, 설교, 성찬, 파송의 언어 안에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이 담겨야 합니다. 예배는 개인의 감정적 위로만 제공하는 자리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의 통치를 고백하고 세상 속으로 파송되는 자리여야 합니다. 예배의 마지막은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파송이어야 합니다. 성도는 예배당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세상 속에 보냄받는 것입니다.

공동체 질서도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많은 교회에서 소그룹이나 구역은 행정 관리, 출석 확인, 친교 유지의 기능에 머무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목회에서 소그룹은 작은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의 삶을 돌보고, 말씀을 삶에 적용하며, 지역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섬김을 실천하는 작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구역은 관리 단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작은 표지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안의 의사결정 구조도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교회가 밖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말하면서 안으로는 권위주의, 불투명성, 경쟁, 파벌, 성과주의로 움직인다면 하나님 나라 목회는 설득력을 잃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질서는 교회 회의와 재정 운영, 리더십 문화, 갈등 해결 방식 안에서도 드러나야 합니다. 정의와 평화와 신뢰와 책임은 교회 밖에서만 요구할 가치가 아니라 교회 안에서 먼저 훈련되어야 할 가치입니다.

실천적으로 교회는 매년 사역을 점검할 때 “이 사역이 예배 공동체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형성하는가”라는 질문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배 기획, 설교 시리즈, 소그룹 교재, 리더 훈련, 회의 문화, 새가족 교육, 봉사 구조까지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재배열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외부 사역만이 아니라 교회 내부 질서 속에서 먼저 구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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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지역과 일상 속 하나님 나라 실천

셋째 방향은 지역과 일상 속 하나님 나라 실천입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교회를 세상으로 흩어지게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역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을 목회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미 일하고 계신 삶의 자리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고기교회의 목회 수기는 이 지점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고기교회는 지역 속의 교회, 예언자적 관점, 창조질서 보전, 종말론적 공동체라는 지향 속에서 마을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어린이도서관, 자연생태교실, 생태축제, 나눔 가게, 목공방, 작은 음악회 등은 단순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마을과 교회가 함께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경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오늘 교회가 이 사례에서 배워야 할 것은 특정 프로그램의 복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을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지역은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 동원해야 할 시장이 아닙니다. 지역은 하나님 나라의 환대와 평화와 돌봄이 드러나야 할 삶의 자리입니다. 교회는 지역을 향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이 지역의 아픔은 무엇인가”, “이 지역의 아이들과 노인과 약자는 어디에 있는가”, “이 지역의 관계는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 “하나님은 이곳에서 무엇을 회복하기 원하시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들의 일터와 가정과 학교는 하나님 나라와 무관한 세속 공간이 아닙니다. 성도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야말로 하나님 나라 목회의 중요한 현장입니다. 목회가 교회 안 활동만 강조하면 성도는 일상을 신앙과 분리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목회는 성도에게 직장에서 정직하게 일하는 것, 가정에서 화해와 돌봄을 실천하는 것, 소비와 돈 사용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따르는 것, 갈등 속에서 평화를 선택하는 것,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 모두 신앙의 문제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실천적으로 교회는 지역과 일상에 대한 목회적 지도를 제공해야 합니다. 직장인을 위한 일과 신앙 교육, 부모를 위한 가정 속 하나님 나라 교육, 청년을 위한 소비와 진로와 소명의 대화, 지역의 아동·노인·이주민·취약계층을 향한 지속적 관계 맺기, 생태적 삶을 위한 공동체적 실천 등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이벤트가 아니라 목회의 흐름 안에 있어야 합니다. 지역 사역이 연중행사가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의 지역 실천은 교회가 지역을 장악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속에서 하나님의 선한 통치를 증언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교회가 지역 안에서 신뢰받고, 주민들이 교회를 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여기며, 성도들이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 나라는 목회 현장에서 가시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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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동역 구조와 목회 리더십의 전환

넷째 방향은 동역 구조와 목회 리더십의 전환입니다. 하나님 나라 목회는 목회자 혼자 구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목회자의 비전으로 시작될 수는 있지만,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세워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동역자로 살아갈 때 실제화됩니다.

기존 목회 구조는 종종 목회자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목회자가 비전을 제시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도는 참여하거나 소비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성도가 교회의 고객처럼 남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목회에서 성도는 소비자가 아니라 동역자입니다. 성도는 교회 안의 봉사 인력이기 전에, 세상 속 하나님 나라의 증인입니다. 목회자의 중요한 역할은 성도를 더 많은 교회 일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발견하고 살아내도록 세우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사도적 선교적 교회론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사도적 교회는 복음 증거와 제자 삼기를 강조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은사별 사역에 참여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둘을 통합하면, 성도는 교회 안에서 훈련받고 세상 속으로 파송되는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가 됩니다.

목회 리더십도 전환되어야 합니다. 목회자는 모든 것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의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해석하고 연결하고 세우는 사람입니다. 목회자는 프로그램 생산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분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목회자는 성도들의 은사와 삶의 자리를 읽고, 그들이 교회 안팎에서 사명을 감당하도록 돕는 코치이자 목자여야 합니다.

실천적으로는 교회의 리더 훈련이 달라져야 합니다. 기존의 리더 훈련이 주로 교회 운영과 봉사 관리에 집중했다면, 하나님 나라 목회에서는 성경적 세계관, 일상 속 제자도, 지역 이해, 갈등과 화해, 공공성, 환대, 복음 전도, 영적 분별을 함께 다루어야 합니다. 리더는 회의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삶으로 번역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성도의 직업과 삶의 자리를 목회적으로 더 진지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교사, 공무원, 기업인, 예술가, 언론인, 의료인, 돌봄 노동자, 부모, 청년, 은퇴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낼 수 있도록 목회적 언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동역 구조의 핵심입니다. 동역은 단순히 교회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 구현은 목회자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동역 구조를 통해 지속됩니다. 목회자가 모든 일을 붙잡고 있으면 하나님 나라 목회는 확장되지 않습니다. 성도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세워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며, 교회가 이를 지지하고 연결할 때 하나님 나라는 목회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질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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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결론

하나님 나라는 한국교회가 다시 붙잡아야 할 가장 중요한 목회적 중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비전 문구가 아니라 목회의 실제 질서가 되어야 합니다. 설교와 예배, 양육과 소그룹, 지역 사역과 일상 목회, 리더십과 동역 구조가 모두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회개와 믿음으로 들어가는 하나님의 통치였고, 병든 자를 고치고 죄인을 회복시키며 소외된 자를 식탁으로 초대하는 현재적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완성의 길이 열린 종말론적 소망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목회는 복음 선포와 사회적 책임, 개인 변화와 공동체 형성, 교회 안의 예배와 세상 속의 실천을 분리하지 않습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과제는 하나님 나라를 추상적 신학 담론에 머물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목회자가 조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가 성도와 공동체와 지역 안에서 드러나는 삶의 질서입니다. 교회는 이 질서를 선포하고, 예배하고, 훈련하고, 살아내야 합니다. 성도는 이 질서 안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형성되어야 하며, 지역과 일상은 이 질서가 흘러가는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오늘의 질문은 “하나님 나라를 말할 것인가”가 아닙니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목회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복음을 다시 중심에 두고, 예배와 공동체를 하나님 나라 백성 형성의 자리로 회복하며, 지역과 일상 속에서 환대와 정의와 돌봄을 실천하고, 성도를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로 세우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그렇게 목회의 중심 질서로 회복될 때, 교회는 단순한 종교 프로그램 운영 기관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증언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선명하게 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살아내는 교회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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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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