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사모의 이중 부담 현상: 한국교회가 가장 오래 의존해 왔지만 가장 늦게 제도화한 자리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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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미래교회연구소 KCMC Trend Salon, Issue 2, Volume 4>



목회자 사모의 이중 부담 현상:

한국교회가 가장 오래 의존해 왔지만 가장 늦게 제도화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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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늘 한국교회에서 목회자 사모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인내나 헌신의 문제로만 다룰 수 없습니다. 최근 자료들을 종합하면, 사모가 경험하는 어려움은 크게 네 축으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경제적 압박입니다. 남성 목회자 655명 조사에서 사모가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1위는 경제적 어려움 45%였고, 소형교회 실태 조사에서는 사모의 49%가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목회자 본인의 이중직 비율 24%보다 훨씬 높습니다. 소형교회 절반 이상이 미자립 상태이고, 목회자 월평균 사례비가 174만 원, 초소형 교회는 103만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의 사모는 교회 안의 조력자이면서 동시에 가계 생존을 떠받치는 실질적 경제 주체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정체성과 역할의 모호성입니다. 사모는 평신도인지, 교역자인지, 지도자인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채 다양한 기대를 한 몸에 받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모 자신은 자신을 평신도로 이해하는 비율이 높지만, 성도들은 교역자나 여성 지도자로 기대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불일치는 역할 갈등과 정서적 고립을 만드는 핵심 구조입니다.

셋째는 관계 스트레스와 감정 억압입니다. 여러 질적 연구에서 사모들은 성도의 무례한 언행, 떠나는 교인으로 인한 상실감, 사생활의 부재, 늘 참고 품어야 한다는 압박, 남편의 목회와 연결된 2차적 고통을 경험한다고 진술했습니다. 특히 소형교회 사모 연구는 “무례한 태도와 말로 상처받음”, “떠나는 교인으로 인한 슬픔”, “자기부인의 삶”, “고통 속에서 돌파구를 찾음”, “잃어버린 자기를 회복함”이라는 흐름을 보여 줍니다.

넷째는 돌봄 부재입니다. 사모는 교회 안에서 많은 사람을 상담하고 돌보지만, 정작 본인은 상담받기 어렵습니다. 관련 연구에서는 사모의 94.6%가 전문 상담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90%는 2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모 집단에 속해 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연구가 단순 위로 모임이 아니라 집단을 활용한 전문 상담 구조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는 것입니다. 즉 사모 문제의 해법은 “더 기도하십시오”가 아니라, 사모를 위한 공식적인 회복 시스템을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 구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오늘의 사모 문제는 개인의 성품이나 영성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무정의한 역할 기대, 무급 혹은 저평가된 돌봄노동, 관계적 소진, 경제적 불안, 상담 접근성 부족이 겹쳐진 구조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분석하고, 한국교회 현장에서 실제로 실행 가능한 재설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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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사모를 존중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실제로 많은 교회에서 사모는 “영적 어머니”, “목회의 동역자”, “교회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불려 왔습니다. 문제는 존중의 언어가 늘 보호의 구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모는 중요한 존재로 불렸지만, 정작 어떤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지,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는 제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모는 교회 안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가장 애매한 자리에 놓이게 됩니다.

사모는 목회자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교회 안에서 공적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그러나 남편과 달리 정식 훈련이나 명확한 직무 설명 없이 사역 현장으로 바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들은 이 지점을 반복해서 지적합니다. 결혼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사모라는 임무가 부여되고, 성도와 교회는 이들을 “늘 친절하고 온유하며 다 품어주는 영적 어머니”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 기대는 종종 감당 가능한 지원 없이 주어집니다.

이 문제는 오늘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소형교회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형교회의 56%가 미자립 상태이고, 목회자 사례비는 평균 174만 원, 초소형 교회는 103만 원 수준입니다. 이 조건 속에서 사모의 경제활동 비율이 49%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닙니다. 오늘의 사모는 단지 목회의 정서적 조력자가 아니라, 생계·돌봄·관계·사역을 동시에 감당하는 다중 역할 수행자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모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한 집단의 어려움을 위로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누구의 헌신 위에 유지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헌신을 얼마나 공정하게 대하고 있는지를 묻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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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목적과 질문

본 연구의 목적은 목회자 사모의 어려움을 단순히 “힘든 자리”라고 묘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모의 어려움이 어떤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지를 분석하고, 그 구조를 현장 목회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데 있습니다.

이 글은 네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오늘의 사모는 어떤 현실 속에서 가장 큰 부담을 경험하는가.
사모의 문제는 왜 개인의 약함보다 구조의 문제로 읽어야 하는가.
사모의 소진은 어떤 경로를 통해 교회 전체의 건강성 문제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한국교회는 사모를 위해 어떤 제도와 실천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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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와 방법

본 연구는 세 종류의 자료를 함께 읽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첫째, 기사와 조사 자료입니다. 크리스천투데이 보도는 남성 목회자 655명을 대상으로 한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를 통해, 목회자들이 인식하는 사모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 보여 줍니다. 또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소형교회 실태 조사(목회자편)는 소형교회 재정 구조와 목회자·사모의 경제활동 현실을 드러냅니다.

둘째, 질적·현상학적 연구들입니다. 사모의 경험 이해를 위한 현상학적 연구, 사모의 인간관계 경험 연구, 신자와의 관계갈등 연구, 스트레스 대처와 기독교 상담적 제언 연구를 통해,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구조와 반복되는 경험 패턴을 읽었습니다.

셋째, 상담 및 집단 회복에 관한 연구입니다. 사모의 심리적 어려움 극복을 위한 집단상담 필요성 연구는 사모의 회복이 개인 경건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전문적이고 구조화된 회복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이 글의 핵심은 자료를 나열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경제 구조, 정체성 구조, 관계 구조, 회복 구조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 사모 문제를 한국교회 운영 구조의 거울로 해석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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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담론적 배경: 한국교회는 사모를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

한국교회에서 사모는 오랫동안 공적인 이름이면서도 제도 밖의 존재였습니다. 사모라는 호칭 자체에는 존경이 담겨 있지만, 동시에 역할의 과잉 기대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모는 스스로를 주로 평신도로 인식하는 반면, 성도들은 사모를 교역자 또는 여성 지도자로 보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 인식 차이가 아니라, 갈등의 출발점입니다. 권한은 불명확한데 책임은 공적이고, 공식 직분은 아닌데 기대는 지도자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현상학적 연구는 사모 경험을 여섯 범주로 요약합니다. 어머니 역할, 평신도와 목사 사이의 중간자적 위치, 교제권의 박탈, 남편 사역 지원, 인내와 희생, 그리고 상담이 필요하지만 상담받을 사람이 없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경제적 부담, 사생활 부재, 자녀 양육의 어려움, 남들의 시선과 평가, 심지어 이혼에 대한 심각한 고려까지 포함됩니다. 즉 사모의 삶은 단순한 “내조”가 아니라, 다층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교회 안에서 쉽게 영성의 언어로만 해석된다는 데 있습니다. 사모가 힘들다고 말하면 “더 기도해야 한다”는 말은 쉽게 나오지만, “왜 이렇게 많은 역할이 아무 합의 없이 사모에게 몰리는가”라는 질문은 덜 제기됩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분명히 말합니다. 사모의 심리적 어려움은 정체성 혼란, 고립감, 대인관계에서의 부정적 경험, 교회 부적응 같은 구조적 요인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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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황 분석 1: 사모의 첫 번째 부담은 경제입니다

사모 문제를 다룰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경제 구조입니다. 크리스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남성 목회자 655명 조사에서 사모가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1위는 경제적 어려움 45%였습니다. 이어 일·가사·육아·사역 병행 22%, 성도와의 관계 12%, 자녀 양육 11%, 남편과의 관계 6%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순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모의 어려움을 관계나 감정 문제로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 인식은 경제와 과중한 역할이 더 앞에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는 소형교회 실태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소형교회의 56%가 미자립 상태이며, 출석 15명 미만 교회는 77%가 미자립입니다. 목회자 사례비는 월평균 174만 원이고, 초소형 교회는 103만 원 수준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사모의 49%가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은 “선택”이라기보다 사실상 “필수”에 가깝습니다. 한국교회 다수 현장에서 사모는 남편의 사역을 돕는 사람일 뿐 아니라, 목회가 유지되도록 가정을 버티게 만드는 경제 주체이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해석이 하나 있습니다. 사모의 경제활동은 단지 가계 보완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간, 감정, 돌봄의 총량을 바꾸어 놓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모는 가사와 육아, 교회 돌봄, 행사 참여, 관계 관리, 남편 정서 지원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사모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얼마나 힘든가”보다 “얼마나 많은 역할이 한 몸에 집중되어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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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황 분석 2: 사모의 두 번째 부담은 역할의 무정의성입니다

사모는 교회 안에서 공식 직무 설명서를 거의 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기대는 분명합니다. 늘 온유해야 하고, 누구와도 잘 지내야 하고, 불평이 없어야 하고, 목회의 동력이어야 하고, 성도들의 정서까지 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기대가 말로는 존중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무기한 확장되는 비공식 노동이 된다는 점입니다.

역할 모호성과 역할 과부하는 사모 스트레스 연구에서 반복해서 지적됩니다. 사모는 교육 없이 개교회 상황에 맞춰 사역해야 하고, 중소형교회일수록 질적·양적으로 과다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남편과 함께 갈등을 해결하고, 때로는 남편이 상처받는 장면을 곁에서 보며 2차적 고통까지 경험합니다. 무례한 신자를 대하면서도 자신의 감정보다 목회를 우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이것은 단순 관계 문제가 아니라, 역할 기대가 감정 표현권까지 제한하는 구조입니다.

사모가 자신을 평신도로 이해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성도들은 교역자나 지도자처럼 기대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 모순을 잘 보여 줍니다. 사모는 공식적 권위나 훈련 없이 사실상 준교역자 역할을 기대받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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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황 분석 3: 사모의 세 번째 부담은 관계 스트레스와 고립입니다

사모의 어려움 중 가장 심층적인 부분은 관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관계 문제는 단순한 성격 차이나 소통 부족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할 수 없는 자리”에서 생기는 관계의 피로입니다.

소형교회 사모 연구는 여섯 개 핵심 주제를 도출했습니다. 성도의 무례한 태도와 말로 인한 상처, 떠나는 교인들로 인한 슬픔, 자기부인의 삶과 관계 짐을 짊어짐, 고통 속에서 돌파구를 찾음, 잃어버린 자아를 회복하고 하나님 신뢰가 깊어짐, 그리고 소명의 길 위에서 만나는 교회와 자신의 성장입니다. 이 흐름은 중요합니다. 사모는 처음부터 강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와 상실을 통과하며 겨우 자신을 다시 회복해 가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현상학적 연구 역시 비슷합니다. 사모의 삶에는 관계 단절, 속박감, 스트레스, 남들의 시선과 평가가 포함되며,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은 주로 인내, 기도, 자기 개발이었습니다. 이 말은 곧 제도적 지원보다 개인적 버팀이 더 많이 동원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관계갈등 연구는 사모와 신자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내부 갈등으로 축적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모는 갈등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 간 갈등이 개인 내부의 갈등으로 전환되기 쉽습니다. 이것이 긴장, 불안, 자기검열, 정서적 소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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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현황 분석 4: 사모는 많이 돌보지만, 정작 자신은 돌봄을 받지 못합니다

사모는 교회 안에서 상담과 돌봄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사모 자신은 상담받기 어렵습니다. 이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됩니다. 한 현상학적 연구는 사모들이 상담을 많이 하지만 본인들은 상담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집단상담 필요성 연구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사모들은 역할수행 자체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90%가 두 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모 그룹에 속해 있었으며, 94.6%가 전문 상담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사모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상담 전문가에 의한 개입이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사모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대처 방식은 기도와 말씀, 찬양, 남편과 상의, 다른 사모와 상의하는 방식입니다. 이것들은 분명 중요한 자원입니다. 다만 연구는 한 가지 한계를 보여 줍니다. 존경하는 멘토나 전문가와 상의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즉 영적 자원은 있지만, 전문적 돌봄으로 연결되는 통로는 약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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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논의: 사모 문제의 핵심은 헌신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 부족입니다

지금까지의 자료를 종합하면, 사모 문제는 세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사모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기대받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 기대를 감당할 제도적 지원은 가장 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사모의 헌신은 종종 교회의 숨은 운영비처럼 소비됩니다.

이 문제를 개인 윤리의 언어로만 다루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사모가 힘든 이유를 “마음이 약해서”, “기도가 부족해서”, “소명이 흔들려서”로 설명하면, 구조를 바꾸는 대신 사람을 더 버티게 만드는 방향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료는 분명히 말합니다. 경제난, 역할 과부하, 관계 스트레스, 정체성 혼란, 상담 접근성 부족이 핵심 병목입니다.

따라서 질문은 “사모가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가”에서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질문은 “왜 교회는 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긴 사람에게 역할 정의와 보호 구조를 만들지 않았는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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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실행 프레임 제안: 사모 돌봄을 위한 4가지 방향

10.1 역할의 명확화: 사모의 역할을 관행이 아니라 이해와 합의 속에서 정리해야 합니다

첫째 방향은 역할의 명확화입니다. 많은 교회에서 사모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일을 맡게 됩니다. 문제는 이 역할들이 분명한 설명이나 합의 없이 관행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면 사모 본인도 어디까지가 자신의 책임인지 분명히 알기 어렵고, 교회 역시 기대와 실제 사이에서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모 돌봄은 먼저 역할을 줄이자는 접근보다는, 사모의 자리가 무엇인지 교회가 더 분명히 이해하는 데서 시작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모가 어떤 영역에서 기쁘게 동역하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은 교회가 당연한 의무처럼 여기지 말아야 하는지를 서로 건강하게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부임 초기나 사역 전환 시기에 사모의 역할과 참여 범위를 교회 리더십이 함께 대화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사모가 자발적으로 섬기는 영역과 교회가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영역을 구분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교회 안에서 사모에게 기대하는 바를 막연하게 두기보다,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설명하고 조율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은 사모를 특별 대우하자는 뜻이 아니라, 사모의 헌신이 오해와 부담 속에서 소모되지 않도록 교회가 더 성숙하게 이해하자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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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부담의 조정과 분담: 사모에게 집중된 부담을 교회가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둘째 방향은 부담의 조정과 분담입니다. 사모 돌봄이 실제성을 가지려면, 위로의 언어를 넘어 일상의 부담을 함께 살피는 수준까지 가야 합니다. 사모에게 쉼과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이 전혀 조정되지 않는다면 현장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특히 소형교회일수록 인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일들이 자연스럽게 사모에게 모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사모 개인의 헌신만 기대하기보다, 교회가 함께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을 조금씩 나누어 가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일 식사나 새가족 응대, 행사 준비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성도들과 함께 역할을 나누어 맡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관행적으로 사모가 맡아 오던 일들도, 교회의 형편에 맞게 사역팀이나 봉사자들과 함께 분담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사모가 직장생활이나 가정 돌봄을 함께 감당하고 있는 경우에는, 교회가 그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주중 사역 참여에 대한 기대를 조금 더 유연하게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교회 여건이 허락한다면, 작은 부분부터라도 행정이나 돌봄을 보조할 수 있는 인력을 세워 사모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모의 역할을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모에게 자연스럽게 집중되던 책임을 공동체가 함께 나누어 감당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사모의 헌신도 더 오래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고, 교회 역시 특정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더 안정적인 구조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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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회복의 연결: 영적 돌봄과 정서적 지원이 함께 가야 합니다

셋째 방향은 회복의 연결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사모의 어려움을 주로 기도와 인내의 언어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물론 이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자원입니다. 많은 사모들이 실제로 말씀과 기도, 찬양과 신앙 공동체 안에서 힘을 얻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정서적 지원과 전문적 도움으로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사모의 어려움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관계 스트레스, 역할 갈등, 고립감, 우울감, 자기 상실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복은 영성만의 문제로 다루기보다, 정서와 관계의 문제까지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신앙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 안에서 한 사람을 더 온전히 돌보는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가능합니다. 사모들이 안전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규모 모임이나 정기적인 교제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교단이나 지역 연합 차원에서 사모를 이해하는 상담자나 돌봄 자원을 연결해 주는 방식도 도움이 됩니다. 또 회복 집회나 수련회도 사모에게 또 하나의 사역 일정이 아니라, 정말 쉼과 회복을 위한 자리로 기획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모가 힘들다고 말했을 때 그것을 영적 부족으로 해석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도움 요청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회복의 핵심은 사모가 더 강한 사람이 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지칠 때 기대어 쉴 수 있으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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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인식의 전환: 사모를 먼저 한 사람의 성도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넷째 방향은 인식의 전환입니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부분입니다. 사모는 목사의 아내이기 전에, 그리고 교회의 여러 기대를 받는 위치이기 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 선 한 사람의 성도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이 회복되지 않으면, 교회가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사모는 여전히 기능과 역할 중심으로만 이해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모를 한 사람의 성도로 본다는 것은, 사모 역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늘 누군가를 챙기고 품어야 하는 존재로만 보기보다, 예배 안에서 은혜를 받아야 하고, 공동체 안에서 위로를 받아야 하며, 때로는 아무 역할 없이 머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인식의 전환은 교회의 언어를 바꾸고 문화도 바꿉니다. 사모를 당연히 헌신해야 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게 됩니다. 사모의 참여를 감사로 받을 수는 있어도, 그것을 의무처럼 여기지 않게 됩니다. 사모가 지치고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사모를 향한 존중이 단지 예우의 말이 아니라 실제적인 배려와 이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모를 목회의 보조 인력처럼 이해하는 데서 벗어나, 교회가 함께 돌보고 함께 세워 가야 할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 인식이 자리 잡을 때, 사모를 향한 오래된 기대도 보다 건강한 동역의 관계로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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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결론

오늘 한국교회의 사모 문제는 더 이상 작은 주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경제난 속에서 버티는 소형교회의 현실과 연결되어 있고, 교회의 비공식 돌봄노동이 누구에게 집중되어 있는지를 보여 주며, 교회가 사람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보호하는지를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사모는 오랫동안 한국교회를 지탱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지탱은 종종 이름 없는 희생과 모호한 역할 기대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가계를 떠받치고, 관계적으로는 교회의 긴장을 완충하고, 정서적으로는 남편과 성도를 함께 돌보며, 영적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들이 보여 주듯, 사모는 실제로 상처받고, 외롭고, 지치고, 상담이 필요하며, 때로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사모를 더 헌신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사모가 더 건강하게 사역하고, 더 안전하게 쉬고, 더 정직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사모를 향한 존중은 말로만 증명되지 않습니다. 그 존중은 역할을 줄여 주는 방식으로,
경제적 현실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전문 상담과 회복 구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사모를 한 사람의 성도로 다시 대하는 방식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연구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사모를 얼마나 높여 불러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책임 있게 돌보아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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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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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데이터연구소. 「기독교 통계(325호) - 소형교회 실태 조사(2): 목회자편」, 2025. https://www.mhdata.or.kr/bbs/board.php?bo_table=gugnae&wr_id=187
  • 송경화. 「목회자 사모의 경험 이해를 위한 현상학적 연구: 기독교 상담적 관점에서」. 『복음과 상담』 28(1), 2020.
  • 손수경, 이은하, 허진선, 이수목, 손원미, 이현애. 「소형교회 목회자 사모의 인간관계 경험」. 『신앙과 학문』 29(4), 2024.
  • 임혜정. 「목회자 사모의 심리적 어려움 극복을 위한 집단상담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 『연세상담코칭연구』 13, 2024.
  • 크리스천투데이. 「사모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난’ ‘사역/가사’ ‘관계성’ 순」, 2024.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60334
  • 국민일보. 「홀로 된 사모의 눈물… 최저생계비도 안되는 월 152만원 손에…」, 2022.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69475
  • 데일리굿뉴스. 「작은 교회 사모, 절반 넘게 경제활동」, 2023.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26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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